고사 성어

탐욕스럽고 잔혹한 사람이 권세를 휘두른다는 고사성어 시랑당로(豺狼當路)

박남량 narciso 2017. 2. 6. 13:30


탐욕스럽고 잔혹한 사람이 권세를 휘두른다는 고사성어 시랑당로(豺狼當路)




동한(東漢) 순제(順帝) 때 환관의 횡포가 극에 달했다. 순제(順帝)는 환관들의 세력을 누르기 위해 외척의 힘을 빌리려고 황후의 아버지 양상(梁商)을 대장으로 임명했다. 순제(順帝)는 양상(梁商)이 죽자 그 아들 기(冀)를 대장으로 삼고, 그 아우 불의(不疑)를 수도인 하남군의 장관으로 임명했다. 이 두 사람이 국정을 좌지우지하게 되자 환관과 관료의 투쟁이 본격화되었다.

대장군 양기(梁冀)와 환관 조절, 조승 등은 서로 결탁하여 불법을 자행하며 천하를 어지럽게 하였다. 이에 따라 백성들의 생활도 도탄에 빠지고 곳곳에서는 반항과 봉기가 일어났다. 간의(諫議) 대부 주거(周擧)는 황제에게 글을 올려 아뢰었다.

"도적 떼를 없애기 위해서는 반드시 먼저 지방관들을 조사하여 백성들을 잘 돌보는 관리는 승진시키고 탐관오리들은 처벌하여야 합니다."

황제는 조서(詔書)를 발표하여 대사면을 실시하는 한편, 주거와 두교(杜喬), 장강 등 여덟 사람의 신하들을 파견하여 각 지역을 감찰하게 하였다. 이들 여덟 사람 중 가장 나이가 어린 장강(張綱)은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면을 가지고 있었다.

장강(張綱)은 어사대부로서 성격이 매우 곧아서 부정이나 부패를 발견하면 즉각 처리하였다. 그는 정치를 바로 잡기 위해서 맨 처음 해야할 일이 법을 어기는 조정 내부의 고관들을 처벌하는 것이라 생각하였다. 그는 조정의 고관들이 처벌을 받게 된다면 지방의 관리는 함부로 법을 어기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였다.

장강(張綱)은 낙양 부근의 한 역참에 이르자 자신의 수레를 부수어 수레바퀴는 땅에 묻어버리고 지방으로 떠나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이 놀라 묻자 장강(張綱)은 이렇게 대답했다.

"豺狼當路, 安問狐狸(시랑당로 안문호매)  승냥이와 이리들이 길을 막고 있는데, 어떻게 여우와 삵쾡이 따위를 심문하겠소."

<漢安>元年, 選遣八使徇行風俗, 皆耆儒知名, 多歷顯位, 唯<綱>年少, 官次最微. 餘人受命之部, 而<綱>獨埋其車輪於<洛陽>都亭, 曰:豺狼當路, 安問狐貍!

중앙에서는 승냥이와 이리 같은 양씨 형제가 요로에 앉아 포학을 일삼고 있는데 여우와 살쾡이 같은 하찮은 관리의 악행을 문제삼겠느냐는 것이다. 장강(張綱)은 양씨 형제가 황제를 없애려는 야심을 품고 있다고 상주했으나 황제는 이를 채택할 수 없었다. 당시 순제(順帝)는 양황후를 총애하고 있는 터라 양씨 집안 사람들이 조정의 요직에 있었다. 순제(順帝)는 장강(張綱)이 정직하여 많은 대신들로부터 지지를 얻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장강(張綱)을 문책하지는 않았다.


후한서(後漢書) 열전(列傳) 장강전(張綱傳)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시랑당로(豺狼當路)이다.

시랑당로(豺狼當路)란 이리와 승냥이처럼 탐욕스럽고 잔혹한 사람이 중요한 자리에 앉아 권세를 휘두르고 있다는 말이다. 즉 잔인 무도(殘忍無道)한 자들이 세도(勢道)를 부린다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