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큰 도리를 익힌 사람은 사물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고사성어 등태소천(登泰小天)

박남량 narciso 2015. 10. 16. 10:30


큰 도리를 익힌 사람은 사물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고사성어 등태소천(登泰小天)




孔子
登東山而小魯
登太山而小天下
故 觀於海者 難爲水
遊於聖人之門者 難爲


공자가 노(魯)나라 동쪽에 있는 동산(東山)에 올라가서는 노나라를 작게 여기고 태산에 올라가서는 천하를 작게 여겼다. 그렇기 때문에 바다를 구경한 사람에게는 어지간한 큰 강물 따위는 물같이 보이지 않고 성인의 문하에서 배운 사람에게는 어지간한 말들은 말같이 들리지 않는 법이다.

노(魯)나라는 작은 나라다. 그러나 노(魯)나라 도성이나 시골이나 앞이 막힌 평지에서는 노나라가 큰지 작은지를 볼 수도 알 수도 없다. 설사 간접적으로 견문을 통해 노나라가 작은 나라인 것을 알고 있다 해도 그것을 실지로 느끼지는 못한다. 그러나 노나라 전체를 굽어볼 수 있는 동산에 오르게 되면 노나라가 어느 정도인 것을 환히 굽어보게 되므로 노나라가 과연 작은 나라로구나하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나 노나라가 조그많게 보이는 동산에서는 천하가 어느 정도 넓다는 것을 모른다. 다만 넓은 천하에 비해 노나라가 작은 것만을 알 뿐이다. 하지만 높이 솟아 있는 태산 위에 오르게 되면 넓은 줄만 알았던 천하마저 조그많게 보이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바다를 구경한 사람은 크게 보이던 강물이 너무도 작게 생각되고 성인과 같은 위대한 분에게 조석으로 가르침을 받은 사람은 옛날 좋게 들리고 훌륭하게 느껴졌던 말들이 한갓 말 재주나 부린 알맹이 없는 것으로 느껴질 뿐이라는 것이다.

맹자(孟子)는 이 말에 이어 물의 성질과 해와 달의 밝음과 진리에 뜻을 둔 사람의 걸어가야 할 길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맹자는 높은 산에 올라야 세상을 조감할 수 있듯이 직접 공자로부터 가르침을 받았다면 그의 학문을 좀더 잘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염원이 담겨있다.

바닷물을 관찰하는 데는 방법이 있다. 반드시 그 움직이는 물결을 보아야 한다. 마치 해와 달을 관찰할 때 그 밝은 빛을 보아야 하는 것과 같다. 해와 달은 그 밝은 빛을 받아들일 수 있는 조그만 틈만 있어도 반드시 비추어 준다. 흐르는 물은 그 성질이 낮은 웅덩이를 먼저 채워 놓지 않고서는 앞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군자도 이와 같이 도에 뜻을 둘 때 아래서부터 수양을 쌓지 않고서는 높은 성인의 경지에 도달할 수 없다.

학문과 인격의 도야에 있어서 높은 태산 그리고 넓은 바다나 밝은 태양과 같은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는 말이다. 작은 이치에 얽매어 갈팡질팡하다 보면 언제 참진리에 도달할 수 있겠는가. 이와 같이 등태소천(登泰小天)은 본래 인격을 닦고 학문을 하는 태도를 가리켰는데 사람의 일관성 없는 태도를 비유해서 말하기도 하고 사람은 주어진 위치에 따라 보는 눈이 달라진다는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맹자(孟子) 진심편(盡心篇上)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등태소천(登泰小天)이다.

등태소천(登泰小天)이란 태산에 오르면 천하가 작게 보인다는 말로 큰 도리를 익힌 사람은 사물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나 사람의 일관성 없는 태도를 비유해서 말하기도 하고 개구리가 올챙이 적 생각을 못한다는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