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묵상

칼릴 지브란의 권고

박남량 narciso 2015. 6. 18. 11:55


칼릴 지브란의 권고



시인이자 구도자인 칼릴 지브란은 기개 있게 말한다.
그대들은 누구에겐가 잘못을 저지른다. 또한 그대 자신에게도.

의로운 자가 사악한 자의 행위 앞에서 전혀 결백할 수 없으며
정직한 자가 그릇된 자의 행위 앞에서 완전히 결백할 수는 없는 것.

그대들은 결코 부정한 자와 정의로운 자를 사악한 자와 선한 자를 가를 수 없다.
이들은 다 태양의 얼굴 앞에 함께 서 있기 때문이다.

그대들 중 누군가가 부정한 아내를 재판하고자 한다면
그녀 남편의 마음도 저울에 달고 영혼도 재어보게 하라.

또 죄인을 채찍질하려는 자는 죄 지은 자의
영혼을 헤아린 연후에 그리 할 것인가를 고민하라.

정의란, 그대들이 기꺼이 따라가려는 법의 정의란 무엇인가?
바로 뉘우침이 아니겠는가.

죄인의 가슴에서 뉘우침을 빼앗지 마라.
뉘우침이란 청하지 않아도 한밤중에 찾아와
사람들을 깨우며 스스로를 응시하도록 만들고 있으니.

차동엽 신부의 가톨릭 교회교리서 해설에서 옮겨 나누는 글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내 탓이오," 하며 가슴을 치는 우리가 현실에 부딪쳐서는 왜 "네 탓이오." 하는 것일까? 결국 사랑의 수준이 그 정도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칼릴 지브란(Kahlil Gibran 1883-1931)의 권고는 남을 판단하지도 말고 단죄하지도 말라(마태 7,1)는 예수님의 가르침과도 한 맥락이다. 게다가 궁극의 반전인 뉘우침을 겨냥하고 있으니 손색없이 성서적인 예지라 하겠다. 우리가 사랑하고 용서하고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 자신이 먼저 하느님으로부터 사랑받고 용서받고 이해받았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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