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이 비슷하면 마음을 열기도 하지만 맞지 않으면 친구가 되기 힘듭니다
중국 한(漢)나라 시대 말기 관녕(管寧 158-241)과 화흠(華歆 157-231)은 젊은 시절 매우 친한 친구였다. 함께 밥을 먹고, 함께 살며, 함께 공부도 했다. 그러다 한 번은 두 사람이 함께 채소밭에서 잡초를 뽑게 되었는데 관녕(管寧)이 금을 줍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혼잣말로 '뭔가 딱딱한 것이 걸리더니 금덩어리였군.'하며 계속 잡초를 뽑았습니다.
하지만 관녕(管寧)이 금을 주웠다는 소리를 들은 화흠(華歆)은 얼른 달려와 흥분한 눈빛으로 금을 손에 쥐고 욕심을 드러냈습니다. 이에 관녕(管寧)이 화흠(華歆)을 질책하며 말했습니다.
"재물이란 것이 자신이 열심히 고생해 얻는 것이 아닌가? 도덕이 있는 사람이라면 불의한 재물을 탐하지 않는 걸세."
얼마 뒤 그들은 한 돗자리에 앉아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밖이 떠들썩하더니 연주 소리가 들리고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두 사람이 창으로 다가가 보니 어느 고관이 그곳을 지나는데 화려한 옷을 입은 무리가 위풍당당하게 뒤를 따르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본 관녕(管寧)은 금세 자리로 돌아와 계속 공부를 했지만 호화스러운 행렬에 마음을 빼앗긴 화흠(華歆)은 공부를 집어치우고 거리로 나가 구경에 열심이었습니다.
화흠(華歆)의 이런 모습을 본 관녕(管寧)은 매우 실망하고 말았습니다. 화흠(華歆)이 돌아오자 관녕(管寧)은 칼을 꺼내 그들이 앉아 있던 돗자리를 절반으로 가르며 말했습니다.
"우리 두 사람은 뜻하는 바와 취향이 너무 다르네. 이제부터 우리는 이렇게 나뉜 듯 돗자리처럼 더 이상 친구가 아닐세."
管寧 華歆共園中鋤菜 見地有片金 管揮鋤與瓦石不異 華捉而擲去之
又嘗同席讀書 有乘軒冕過門者 寧讀書如故 歆廢書出看
寧割席分坐曰 子非吾友也
이 이야기는 중국 한(漢)나라 시대의 할석단교(割席斷交)란 이야기입니다. 유유상종(類類相從)이란 말이 있습니다. 같은 무리끼리 서로 내왕하며 사귄다는 뜻입니다. 인생관이나 종교, 취미, 사회문제에 대한 견해가 일치하는 사람들은 서로 말이 잘 통하고 사이가 좋게 마련입니다. 같은 나이나 성별, 학력, 경험이 있는 사람들도 쉽게 친해집니다. 행동의 동기나 입장의 관점, 처세에 대한 태도, 추구하는 목표가 일치하는 사람들은 더 쉽게 서로를 의지합니다. 나와 비슷한 사람이 주는 안정감 때문입니다. 그러나 친구였다 해도 뜻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서로 낯선 사람이 되기 십상입니다.
<꽃사진: 황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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