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초록빛 잎이 그늘을 만든다는 고사성어 녹엽성음(綠葉成陰)

박남량 narciso 2016. 10. 8. 10:30


초록빛 잎이 그늘을 만든다는 고사성어 녹엽성음(綠葉成陰)



두목(杜牧 803 - 852)은 중국 당나라 후기의 시인으로 시인 두보와 작풍이 비슷하며 노두(老杜) 두보(杜甫 712 - 770)와 구별하기 위해 소두(小杜)라고 부르게 되었다. 그는 일족을 부양하기 위해 명문가 출신임에도 중앙에서의 출세를 단념하고 지방관 부임을 지망하여 여러 곳을 역임하다 중앙으로 돌아와 중서사인(中書舍人)이 되었다.

당대(唐代)에는 문사(文士)에게 있어 중서사인(中書舍人)은 명예로운 지위였다. 또한 그는 기루를 드나들며 풍류를 즐겼다고 한다. 만년의 불우한 시절에는 기루(妓樓)에 빠져 지냈다고 한다.

어느 날 두목(杜牧)은 호주(湖州)를 유람하다가 한 노파와 마주치게 되었다. 그 노파는 당시 10세 안팎의 어린 계집아이를 데리고 있었는데 두목(杜牧)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큼 빼어난 미모를 갖고 있었다. 두목(杜牧)은 자신도 모르게 그 소녀에게 마음이 끌려 노파에게 말하였다.

“이 아이를 10년 후에 제 아내로 맞이하고 싶습니다. 그러니 만일 10년이 지나도 제가 나타나지 않으면 다른 데로 시집을 보내십시오.”

노파 역시 두목(杜牧)에게 적지 않은 호감을 갖고 있었으므로 흔쾌히 승낙하였다. 그 후 두목(杜牧)이 다시 호주(湖州)를 찾은 것은 그로부터 14년이 지난 뒤였다. 그녀의 행방을 수소문한 결과 이미 3년 전에 다른 남자에게 시집을 가서 두 아이의 어머니가 되어 있었다.

두목(杜牧)은 실망과 안타까움으로 호주(湖州)의 이곳저곳을 다니며 시 한 수를 지어 자신의 마음을 나타내고 있다.

自是尋春去較遲(자시심춘거교지)
不須추悵怨芳時(불수추창원방시)
狂風落盡深紅色(광풍낙진심홍색)
綠葉成陰子滿枝(녹엽성음자만지)

봄은 가고 이제사 늦게 찾았으니
꽃을 보지 못함을 원망할 수도 없다
거센 바람이 짙붉은 꽃을 다 떨구고
푸른 잎그늘 만들어 열매만 가득하다

이 칠언절구(七言絶句)에서 꽃은 두목이 아내로 맞이하려고 했던 그 소녀를 말한다. 두목은 자신이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현재 그녀가 아이들의 어머니가 되어 있는 모습을 푸른 잎그늘을 만들어 열매만 가득하다로 비유하고 있다.


두목(杜牧)의 시(詩)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녹엽성음(綠葉成陰)이다.

녹엽성음(綠葉成陰)이란 초록빛 잎이 그늘을 만든다는 뜻으로 여자가 결혼하여 자녀가 많음을 나타내는 말이기도 하다.<꽃사진: 카멜레온 포체리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