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냉정한 눈으로 살펴본다는 고사성어 냉안방관(冷眼旁觀)

박남량 narciso 2016. 9. 30. 13:05


냉정한 눈으로 살펴본다는 고사성어 냉안방관(冷眼旁觀)



가우촌(賈雨村)은 어렵사리 관직을 얻었으나 재능을 믿고 상사를 업신여긴 탓에 탄핵을 받아 면직되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처자식을 고향으로 돌려보내고 자신은 명승지를 배회하며 정처 없이 유랑했다. 회양(淮揚)에 이르렀을 때 그는 현지 순염어사(巡鹽御史)가 임여해(林如海)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가우촌(賈雨村)은 병든 몸으로 여관에 기거하고 있었는데 여비마저 떨어져 거처할 곳을 찾던 중 임여해(林如海)의 딸 대옥의 가정교사 자리를 소개받아 임여해(林如海)의 관저에서 생활하게 되었다. 그로부터 1년 후 임여해(林如海)의 딸 대옥의 어머니인 가씨(賈氏)부인이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임여해(林如海)의 딸 대옥은 어머니의 죽음을 슬퍼한 나머지 병을 얻어 수업을 받지 못하는 날이 잦았다. 가우촌(賈雨村)은 한가해진 틈을 타 교외로 소풍을 나갔다가 술을 마시려고 객주에 들렀다. 그리고 뜻밖에도 그곳에서 옛 친구이자 골동품상인 냉자흥(冷子興)과 우연히 만났다. 두 사람은 술잔을 기울이며 그간의 회포를 풀었다.

가우촌(賈雨村)은 친구인 냉자흥(冷子興)에게 물었다.

“요즘 성 안에는 별 일이 없는가?"

그러자 대뜸 냉자흥(冷子興)은 영국부(榮國府) 가씨(賈氏) 관저를 화제에 올렸다. 가우촌(賈雨村)은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난 또 누구네 이야기라고. 가씨(賈氏) 가문 일가 친척들을 다 합치면 그 수가 상당할 걸세. 동한(東漢)시대 가복(賈復)의 대에서 부터 번성하기 시작해서 각 성 도처에 퍼져 있으니 누가 일일이 그들의 족보를 다 캐보겠는가? 따져보면 우리도 영국부와 한 집안 자손일지도 모르네만 우리 같은 처지가 감히 근접하지도 못할 명망 있는 가문이니 서로가 생소하고 낯선 사이일 뿐 아니라 평생 알고 지낼 기회조차 없을 듯하네.”

냉자흥(冷子興)이 그 말을 듣고 탄식하였다.

“그리 말씀하지 마시게나. 지금에 와서는 영국부(榮國府)나 녕국부(寧國府)나 모두 영락해서 예전 같지 않다네.”

그리하여 두 사람은 가씨(賈氏) 관저의 여러 인물들에 대해 논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를테면 바둑 내기가 중반에 이르러 향로에 지펴 둔 향도 꺼지고 찻잔의 차도 다 마셨는데도 승패가 나지 않는다면 당사자들은 冷眼旁觀(냉안방관)  냉정한 눈으로 지켜보는 구경꾼들에게 훈수를 청해야 객관적으로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법이다.

홍루몽의 이 이야기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냉안방관(冷眼旁觀)이다.

냉안방관(冷眼旁觀)이란 냉정한 눈으로 지켜보다는 뜻이다. 수수방관하고 있다는 뜻이다.<꽃사진; 산스베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