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설화

청초하고 맑은 향기의 치자

박남량 narciso 2005. 3. 24. 15:50

  청초하고 맑은 향기의 치자

 

 

청초하고 맑은 향기의 치자에 어울리는

영국의 이야기를 실어 봅니다.



옛날 카데니아라는 한 소녀가 있었습니다.

하얀 색을 좋아하는 그녀는

순결함을 생명처럼 생각하였으며

순결한 청년을 만나 결혼하기를 원하였습니다.



어느 겨울 밤이었습니다.

잠을 자는데 누군가 창문을 두드렸습니다.

눈을 떠 보니 하얀 꽃을 한아름 안은

천사가 서 있었습니다.

카데니아는 얼른 창문을 열었습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난 순결의 천사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순결한 소녀를 찾고 있는데

오늘에야 당신을 찾았습니다-

천사는 카데니아에게  

천사들의 정원에서 피는 꽃이라며

한 개의 꽃씨를 주었습니다.

그 씨앗을 화분에 심고

카데니아는 정성껏 돌보았습니다.



새싹이 돋아 나고 봄이 왔습니다.

카데니아는 새싹을

정원에 옮겨 심고 잘 길렀습니다.

새싹은 무럭무럭 자라서 커다란 나무가 되더니

하얗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시작하였습니다.

그 하얗고 아름다운 꽃은

마치 순결한 영혼 같았습니다.

카데니아는 그 꽃을 보면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다시 천사가 나타났습니다.

-카데니아, 그대는 내가 준 꽃을 잘 키웠군요.

이제 그대가 꿈꾸던 가장 순결한 남자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
천사님, 그런 남자가 어디에 있습니까-

-바로 저 입니다-

천사는 카데니아 앞에서

잘 생긴 청년으로 변하였습니다.

카데니아가 키운 그 꽃이

바로 치자 입니다.



Gardenia jasminoides for. Grandiflora



옛날에 할머니께서 추석이면 주황색 열매를 찧어

노란 물을  우려내어 전을 붙일 때

색을 들이시던 모습을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지금도 시장거리에서 살 수 있는 그 열매가

바로 치자나무의 열매입니다.

봄에는  치자 나무에 하얗고 탐스러운 꽃이 피는데

향기가 과자처럼 달콤하고 향기롭습니다.

그래서 선인들은 술잔에 꽃잎을 띄워 마시고

꽃잎으로 술을  담그기도 하였다고 합니다.

치자(梔子)의 한자이름을 보면

꽃모양이 술잔같다 하여 붙여진 것이라 합니다.

치자의 꽃말은 청결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