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참다운 벗의 죽음을 이르는 고사성어 백아절현(伯牙絶鉉)

박남량 narciso 2017. 7. 25. 16:12


참다운 벗의 죽음을 이르는 고사성어 백아절현(伯牙絶鉉)



중국 춘추 전국시대 초(楚)나라 사람이지만 진(晉)나라에서 고관을 지난 거문고의 달인 백아(伯牙)라는 사람이 있었다.거문고의 명수로 이름 높은 백아(伯牙)에게는 그의 거문고 소리를 누구보다 잘 감상해 주는 친구 종자기(鐘子期)가 있었다.

백아(伯牙)가 거문고를 타며 높은 산과 큰 강의 분위기를 그려내려고 시도하면 옆에서 귀를 기울이고 있던 종자기(鐘子期)의 입에서는 탄성이 연발한다.

"하늘 높이 우뚝 솓는 그 느낌은 마치 태산같구나. 정말 훌륭해. 넘칠 듯이 흘러 가는 그 느낌은 마치 황하같구나."

어느 날 두 사람이 놀러갔다가 갑자기 폭우를 만나 이를 피하기 위해 동굴로 들어갔다. 백아(伯牙)는 동굴에서 빗소리에 맞추어 거문고를 당겼다. 처음에는 비가 내리는 곡조인 임우지곡(霖雨之曲)을 다음에는 산이 무너지는 곡조인 붕산지곡(崩山之曲)을 연주하였다.

종자기(鐘子期)는 그때마다 그 곳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조금도 틀리지 않고 정확하게 알아 맞추었다. 이렇듯 종자기(鐘子期)는 백아(伯牙)가 무엇을 표현하려는지를 정확히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고 백아(伯牙)와는 거문고를 매개로 서로 마음이 통하는 음악 세계가 일치하는 사이었다. 두 사람은 그토록 마음이 통하는 연주자였고 청취자였으나 불행히도 종자기(鐘子期)는 병으로 죽고 말았다.

鍾子期死  伯牙破琴絕弦  終身不復鼓琴(종자기사 백아파금절현 종신불복고금)
以爲世無足復爲鼓琴者(이위세무족부위고금자)

종자기(鐘子期)가 죽자, 백아(伯牙)는 거문고를 부수고 줄을 끊더니, 죽을 때까지 다시는 거문고를 연주하지 않았고, 세상에 거문고 연주를 하는 것을 이해해줄 만한 자가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옛날에 호파(瓠巴)가 비파를 타면 물 속에 있던 물고기가 나와 들었고, 백아(伯牙)가 거문고를 타면 여섯 필의 말이 풀을 뜯다가 고개를 들어 쳐다 보았다. 그러므로 소리는 작더라도 들리지 않는 것이 없고 행동은 숨기어도 나타나지 않는 것이 없다.

옥이 산에 있으면 풀과 나무가 윤택하고 연못에 진주가 생기면 언덕이 마르지 않는다. 선을 행하고 악을 쌓지 않는다면 어찌 명성이 들리지 않겠는가하여 그 후부터 친한 벗이 죽었을 때 백아절현(伯牙絶鉉)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열자(列子) 탕문편(湯問篇) 및 여씨춘추(呂氏春秋)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백아절현(伯牙絶鉉)이다.

백아절현(伯牙絶鉉)이란 백아(伯牙)가 친구의 죽음을 슬퍼하며 거문고의 줄을 끊었다는 뜻으로 참다운 벗의 죽음을 이르는 말이다. 지기(知己)를 가리켜 지음(知音)이라고 일컫는 것도 이 고사에서 나온 말이다. <꽃사진; 루드베키아(Rudbeck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