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쫓긴 새가 품안에 날아든다는 고사성어 궁조입회(窮鳥入懷)

박남량 narciso 2016. 6. 8. 11:15


쫓긴 새가 품안에 날아든다는 고사성어 궁조입회(窮鳥入懷)



유비(劉備 161-223)는 성도에서 황제 즉위식을 거행하고 연호를 장무(章武)라 하였다. 한(漢) 왕실의 정통성을 계승하여 황제의 자리에 올랐으나, 의제(義弟) 관우(關羽 160-219)의 원수를 갚고 손권(孫權 162-252)을 격파하는 일이 유비(劉備)의 마음을 떠나지 않는다.

유비(劉備)가 군사를 일으킨다는 정보를 입수한 오(吳)나라에서는 육손을 방위사령관으로 임명하여 싸움에 대비하는 한편, 평화의 사자를 촉(蜀)나라로 보냈다. 손권(孫權)은 위(魏)나라의 문제(文帝) 조비(曹丕 187-226)에게로 사자를 보내 구원을 요청하였다.

조비(曹丕)의 측근에서는 손권(孫權)을 원조하는 데 반대하는 사람도 있었으나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냉철한 정치적 판단력을 갖고 있는 조비(曹丕)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窮鳥入懷 궁지게 몰린 새가 품안에 날아들면 이를 쏘지 않는다는 속담이 있다. 손권(孫權)이 머리를 숙이고 구원을 요청해 온 이상,  이를 받아들여 오(吳)나와 호응하여 촉(蜀)나라의 배후를 치기로 하자."

문제는 오(吳)나라의 원조 요청을 받아들여 손권(孫權)에게 오왕(吳王)이란 호칭을 주어 허도에서 즉시 건업으로 사자를 보냈다. 위(魏)나라 사자는 손권(孫權)에게 신하로 복종하는 증거러 남국 특산품을 조공(朝貢)하라고 요구했다.

오(吳)나라 신하들은 문제(文帝) 조비(曹丕)의 태도는 무례하기 짝이 없다며 조공(朝貢)을 바치면 오(吳)나라는 완전히 위(魏)나라의 속국이 되었다는 비웃음을 사게 된다며 이에 분개해서 상주하였으나 손권(孫權)은 조용히 말했다.

"옛날 한(漢)나라의 유방(劉邦)도 때가 이롭지 않다고 판단될 때엔 머리를 숙이고 신하로서 복종할 것을 맹세한 일이 있지 않았느냐. 서쪽으로부터 유비(劉備)의 대군이 육박해 오고 있는 지금 우리 백성의 목숨은 나의 인내심 하나에 달려 있다. 위(魏)나라가 요구해 온 물건은 나에게는 잡동사니나 마찬가지다. 이런 경우는 몸을 굽히고 치욕을 참는 것이 군주된 자가 취해야 할 길이다."

지금은 참아야 한다고 생각했을 때는 손권(孫權)은 허세를 부리지 않고 꾹 참고 견디었다. 그렇지만 적벽의 싸움처럼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안 될 때는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손권(孫權)이 때로는 1보 물러서고 때로는 2보 전진하는 강온 양면을 구별함으로 오(吳)나라의 정권을 장기적으로 안정시키게 된 원인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삼국지(三國志)의 손권(孫權)의 강한 인내심에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궁조입회(窮鳥入懷)이다.

궁조입회(窮鳥入懷)란 쫓긴 새가 품안에 날아든다는 뜻으로 사람이 궁할 때에는 적에게도 의지한다는 말이다. 얼마나 다급했으면 죽을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달려들까. 이는 처한 사정이 매우 긴급해 타협하고 들어온다는 말이 된다.<꽃사진: 공작단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