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지혜 없는 자 의심 끊일 날이 없다는 고사성어 상궁지조(傷弓之鳥)

박남량 narciso 2014. 9. 1. 10:42


지혜 없는 자 의심 끊일 날이 없다는 고사성어 상궁지조(傷弓之鳥)




전국시대(戰國時代) 말엽 초(楚), 조(趙), 연(燕), 제(齊), 한(韓), 위(魏)의 여섯 나라가 합종(合縱)하여 강대국 진(秦)나라와 대치하고 있을 때의 일이다.

조(趙)나라 왕은 위가(魏加)라는 신하를 초(楚)나라에 보내어 초(楚)나라 승상(丞相) 춘신군(春申君)과 군사동맹에 대하여 논의를 하게 했다. 춘신군(春申君)을 만난 위가(魏加)는 이렇게 물어보았다.

『귀국에는 쓸 만한 장군이 있습니까?』
『있고 말고요. 우리는 임무군(臨武君)을 총지휘관으로 내정하고 있지요.』

이말을 들은 위가(魏加)는 그건 합당치 않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임무군(臨武君)은 진(秦)나라와 싸워 참패한 적이 있는데 아직까지도 진(秦)나라를 두려워한다는 소문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가(魏加)는 표정을 바꾸지 않고 넌지시 말했다.

『그렇습니까. 그러면 활쏘기에 비유해서 한 말씀 드리지요.』하고는 이렇게 말을 이었다.

『옛날 위나라에 활을 잘 쏘는 명궁(明弓)이 있었습니다. 어느날 임금과 같이 산책 길을 걷고 있을 때 기러기 한 떼가 날아가는 것을 보고는 화살을 메기지 않은 채 시위를 당겼습니다. 그런데 맨 뒤에 날아가던 기러기 한마리가 땅에 떨어졌습니다. 왕이 그 까닭을 물었더니 명궁(明弓)의 대답은 이러했습니다.
"傷弓之鳥  이 기러기는 지난 날 저의 화살을 맞아 다친 적이 있는 기러기입니다.  此蘖也  其飛徐而鳴悲  그때의 상처가 아물지 않았기 때문에 우는 소리가 유난히 슬펐고 맨 뒤에 가까스로 따라가고 있었던 겁니다.  聞弦音  引而高飛  故瘡隕也  제가 시위만 당겼는데도 그 소리에 놀라 높이 날아가려고 하다가 땅에 떨어진 것입니다."』

『그러니까 진(秦)나라에 혼이 난 적이 있는 임무군(臨武君)은 진(秦)나라에 대항해 싸우는 장군으로 기용하는 건 적절치 못한 것 같습니다.』


중국 전한(前漢) 때 유향(劉向)이 편찬한 전국책(戰國策)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상궁지조(傷弓之鳥) 이다.

상궁지조(傷弓之鳥) 란 활에 다친 새라는 뜻으로 한번 화살에 맞은 새가 의심과 두려움이 많은 것과 같이 사람도 한번 혼난 일 때문에 항상 의심과 두려움을 갖는다는 뜻이다. 경궁지조(驚弓之鳥)라고도 한다. 한번 놀란 사람이 조그만 일에도 겁을 내어 위축됨을 비유한 말이다. 어떤 일에 봉변을 당한 뒤에는 뒷일을 경계함을 비유하는 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