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위보다 더 쉽게 자리가 바뀌고 흘러가는 것은 없습니다
옛날 어느 나라의 임금이 백만의 군사를 거느리고 출정하여 들판에 진을 쳤습니다. 높은 곳에 올라서 그것을 살펴보다가 문득 웅대한 마음이 일어나 스스로 이 백만의 군사를 누가 막겠는가? 그런데 나는 그들의 임금이니 나는 높고도 귀하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이것이 교만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반성하여 마음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아니다, 백년이 지나기 전에 저 백만의 군사는 모두 죽을 것이고, 나 역시 죽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하나의 죽을 사람으로서 수많은 죽을 사람들의 임금일 뿐이니 무엇을 자랑할 수 있겠는가?"
높은 지위에 있다고 하더라도 결코 그것을 믿거나 기대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오직 착한 덕(德)만이 영원히 기댈 수 있는 것입니다. 물들이 따로따로 흐를 때는 얕은 물과 깊은 물, 그리고 큰 물과 작은 물이 있으나 이들이 바다로 들어가면 똑같은 물일 뿐입니다. 그러면 어느 것이 깊고 컸으며 어느 것이 얕고 작았는가는 다시 알 수가 없습니다.
인간이 이 세상에 있을 때는 물이 땅 위에 흐를 때와 같습니다. 귀하고 천한 것은 물이 얕고 깊고, 크고 작은 것과 비유되기 때문입니다. 목숨이 다하면 바다와 비유될 수가 있습니다. 귀하고 천한 것이 어찌 있을 수 있겠습니까.
성경에서도 지위가 높으면 높을수록 모든 일을 더욱 겸손하라고 가르칩니다.
"네가 높아질수록 자신을 더욱 낮추어라. 그러면 주님 앞에서 총애를 받으리라." (집회 3,18)<사진: 두송터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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