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묵상

분노(忿怒)는 의로움을 실현할 수가 없습니다

박남량 narciso 2018. 1. 8. 12:30


분노(忿怒)는 의로움을 실현할 수가 없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우리는 때때로 많은 분노(忿怒)와 부딪치게 됩니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뜻과 같이 움직여줄 리는 없는 노릇이기에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분노(忿怒)는 다른 대부분의 좋은 감정들을 삼켜버립니다. 영혼을 말라 죽게 하는 것입니다. 손쉽게 화를 내는 사람들은 상대방보다 오히려 자신에게 더 큰 해를 입히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忍一時之忿(인일시지분)  免百日之憂(면백일지우)  한때의 분노를 참으면 백 일 동안의 근심을 면할 수 있다."는 명심보감의 글입니다. 분노란 많이 참을수록 좋습니다. 혀의 분노(忿怒)에 걸려들지 않는 사람은 행복하다고 하였습니다.


비둘기 한 쌍이 살고 있었습니다. 가을이 되어 숫비둘기는 익은 과일을 물어 날라 둥우리에 가득 차게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둥우리에 있는 과일들이 햇볕에 말라 가득 찬 과일이 절반의 크기로 줄었습니다. 그러자 숫비둘기는 화를 내며 "얼마나 고생하며 물어온 과일인데 너 혼자만 먹어 버려!" 하며 암비둘기의 말도 듣지 않고 암비둘기를 주둥이로 쪼아 죽여버렸습니다.

며칠 후 비가 와서 과일이 물에 불어 본래의 크기로 불어오르자 진실을 알게 된 숫비둘기는 자기의 잘못을 뉘우치고 원통해 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때는 지나가 버린 뒤였습니다. 아무리 원통해 하고 뉘우쳐 본들 암비둘기를 다시 살릴 수는 없었습니다.


분노(忿怒)란 이렇게 엄청난 일을 자초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관대하여야 합니다. 제어하기 어려운 순간적인 격정에 몸을 맡기면 안 되는 법입니다. 분노(忿怒)란 감정은 동시에 미움과 슬픔, 갈등과 애증, 좌절과 실패, 고통과 죽음, 후회와 미련 등등을 동반하기 때문입니다. 분노(忿怒)란 이렇게 많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다닙니다.

불경을 비유와 우화로 엮은 경전 출요경(出曜經)에서는 이렇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달리는 수레를 붙잡 듯 분노를 제어하면 훌륭한 마부가 길을 가듯이 어둠에서 밝음으로 나아간다."

성경에도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성을 잘 내는 사람은 싸움을 일으키고 분노에 더딘 이는 다툼을 가라앉힌다." (잠언 15,18)<꽃사진: 금계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