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

죽음은 항상 삶과 동행한다

박남량 narciso 2015. 6. 5. 12:18


죽음은 항상 삶과 동행한다



열반경(涅槃經) 성행품(聖行品)에 나오는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이 있게 마련이라는 것을 비유한 이야기로 모든 일에는 양면성이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아주 극단적인 사실이 삶과 죽음이다. 우리는 삶 뒤에 있는 죽음을 항상 의식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주 예쁘고 좋은 옷을 입은 처녀가 어느 집 문앞에 서 있었다. 그러자 그 집 주인이 물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저는 공덕천(功德天)이라고 합니다.』

『당신은 무슨 일을 합니까?』

처녀는 만면에 웃음을 띄고 말했다.

『저는 찾아가는 집마다 그 집에 많은 재물이 쌓이게 한답니다.』

『그 말이 진정이십니까?』

처녀는 그렇다는 듯 고래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집안으로 들어 오십시오.』

집주인은 방안에 향기가 좋은 꽃을 꽂게 하고 향을 사른 후 그 처녀를 공양했다. 그러던 어느 날 집주인은 또 한 처녀가 집앞에 서 있는 거을 발견하고 물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저는 흑암천(黑暗天)이라 합니다.』

『무슨 일로 이곳에 있습니까?』

『저는 가는 곳마다 그 집 재산을 없애버립니다.』

『뭐라구요?』

집주인은 집안으로 뛰어 들어가 칼을 가지고 나오더니 소리쳤다.

『어서 썩 물러가시오. 이곳에 있으면 그냥 두지 않겠소.』

그런데도 처녀는 아무런 두려움이 없는 얼굴로 말했다.

『당신 집에 제 언니가 있어요. 우리는 언제나 행동을 같이하기 때문에 제가 어디로 떠난다면 언니도 저와 함께 이 집을 떠날 거예요.』

주인은 즉시 집으로 들어가 공덕천(功德天)에게 말했다.

『지금밖에 어떤 처녀가 와서 당신의 동생이라고 하는데 그게 사실입니까?』

『그렇습니다. 주인께서 저를 좋아하신다면 제 동생도 사랑해 주셔야 합니다.』

소스라치게 놀란 주인의 표정을 엿보며 공덕천(功德天)이 뒷말을 이었다.

『저와 동생은 항상 행동을 같이 하고 있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이 집에 있게 되면 동생도 이곳에 있어야 해요. 제가 좋은 일을 하게 되면 동생은 손해를 끼치는 일을 한답니다. 주인님께서 저를 좋아하신다면 동생도 함께 있게 해주어야 합니다.』 집주인은 두 처녀를 다 내쫓아 버렸다고 경전은 기록하고 있다.

인간은 삶과 죽음이라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 삶의 끝은 죽음이고 산다는 것은 죽음을 부정하지 않는다. 인간은 죽음을 직시함으로써 더욱 삶에 진지해질 수 있고 죽음을 통해 삶에서 중요하고 근본적인 것과 부수적인 것을 깨닫게 되어 삶의 가치와 의미를 재확인할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죽음은 인간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는 선물이다. 즉 죽음은 삶의 완성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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