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

정말 세상에서 가장 놀랄 일입니다

박남량 narciso 2016. 7. 28. 14:27


정말 세상에서 가장 놀랄 일입니다




하느님은 변호사들을 동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지 않는데 그 이유는 하늘의 입구를 지키는 수위에게 가짜 서류를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어느 날 동이 틀 무렵, 천국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습니다.

성 베드로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창문으로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그리고 문을 두드리는 사람은 고양이 한 마리를 데리고 있는 노인이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성 베드로 사도는 기분 나쁜 듯이 "제기랄, 일찍도 오는군." 중얼거리면서 노인에게 말했습니다.

"그런데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그러자 문밖에 있던 노인이 말했다.

"천국의 문으로 들어가려고 합니다."

"그토록 위풍당당하게 말하는 당신은 도대체 누구입니까?"

"로마 시민인 이보라는 사람입니다."

"좋습니다. 서류를 보여주십시오."

노인은 깡통 안에 서류를 둘둘 말아서 갖고 있었습니다. 그는 천국의 열쇠를 지닌 성 베드로에게 서류를 건네 주었고, 성 베드로는 서류를 받자 창문을 닫고 성인들이 일하고 있는 사무실로 갔습니다. 그는 성인들에게 서류를 검토해달라고 부탁을 했습니다. 성인들은 방금 도착한 노인이 모든 서류를 갖추었기 때문에 수위에게 문을 활짝 열어주라고 지시했습니다.

"들어오십시오. 환영합니다."

성 베드로가 이렇게 말하니 노인은 지체 없이 수위실로 들어왔습니다. 고양이도 주인의 뒤를 따라 들어왔습니다. 그 고양이는 울보가 아니라 아주 성격이 좋은 것 같았습니다. 아침 기온으 매우 차가웠습니다. 새 손님은 수위실에 들어오자마자 솔질을 하면서 거리에서 묻은 먼지를 털어냈습니다. 그리고서 난로 옆에 앉았습니다.

고양이는 그의 발 밑에 쭈그리고 앉았습니다. 화가 치밀 때를 제외하면 항상 예의바른 성 베드로는 그에게 파라과이 산 마테 차를 제공했습니다. 왜냐하면 천국처럼 높은 곳에서 치료용으로 쓸 녹차 한줌도 얻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몸을 데우는 동안 노인은 성인과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수위실에서 근무하는 것이 어때요?"

성 베드로는 겸손하게 대답했습니다.

"그냥 그렇습니다. 모든 공직이 그렇다시피 좋은 점도 있고 나쁜 점도 있지요."

"만일 당신이 만족하지 않고 좀더 좋은 자리를 원한다면, 솔직히 내게 말하십시오. 나는 당신의 친절에 보답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당신이 승진하도록 애쓰겠습니다."

그러자 사도는 서둘러 대답했습니다.

"아닙니다. 아니에요! 나는 수위실에서 아주 만족스럽게 살고 있습니다. 이 세상의그 어느 것과도 바꾸고 싶지 않습니다."

"알았어요. 내가 무슨 의도가 있어서 말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아무도 당신 직책을 빼앗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까? 법이 요구하는 대로 당신 직책을 명기한 공문서를 갖고 있습니가? 그리고 회계과에서 인지를 사서 붙였습니까?"

성 베드로는 머리를 긁적거렸습니다. 그는 이런 직책을 수행하는 데 확인 서류를 가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은 한번도 해보지 않았습니다. 그는 사실대로 이런 것을 고백했습니다.

"당신이 빈틈없이 행동하지 않으면, 뜻하지 않은 날에 당신을 해고할 수도 있습니다. 내가 여기 온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하십시오. 자, 공문서 종이와 펜과 잉크를 주십시오. 내가 단숨에 당신 직책을 평생 보장해달라는 청원 서류를 써주겠습니다. 또한 당신이 얼마나 오랫동안 이 직책을 맡고 있었는지도 명기해달라고 하겠습니다. 그래야만 당신이 퇴직할  때, 합당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거든요."

이보는 서류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5분 후 성 베드로는 하느님의 궁전으로 서류를 가져갔습니다.

"베드로, 이게 뭐냐? 무엇 때문에 이런 서류를 필요로 하는 것이냐? 내 말이면 충분하느니라."

하느님은 서류를 찢더니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베드로야, 네가 출입구 관리를 허술하게 했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그래서 우리 천국의 집에 변호사가 들어온 것 같구나. 그 변호사를 이리 데려오너라. 나는 그를 내 옆에 놔두고 싶구나. 그렇지 않으면 세상이 조용한 날이 없을 것 같으니 말이다."

그날 이후부터 변호사들은 천국으로 들어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이보가 천국으로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흔히 그는 발 밑에 고양이 한 마리를 데리고 있는 모습으로 표현되는데, 이것은 소송에 휘발려드는 사람도 절대로 얼굴에 상처가 나지 않은 채 나갈 수 있다고 말하는 듯합니다.

심지어 로마 백성들도 변호사가 천국의 궁전에 들어갈 수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놀라워했습니다. 그리고 성 이보의 축성식 파티에서 망나니들은 이렇게 노래를 불렀습니다.

"변호사가 성인이라고? 정말 세상에서 가장 놀랄 일이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출판된 스페인어권 유머집인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36가지 이야기(송병선 편역 나제통문)에서 인용하는 변호사 중의 변호사라는 유머입니다. 미국 및 유럽의 대학생들이 선호하며 즐기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변호사 유머는 주로 미국에서 나온 게 대다수인데 그 이유는 일상에서 변호사를 접할 일이 많은 사회구조와 더불어 악마같은 이미지가 박혀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의사와 변호사가 칵테일 파티에서 만나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하지만 의사에게 무료 자문을 받으려는 사람들 때문에 대화는 계속 끊기곤 하였습니다. 화가 난 의사가 변호사에게 토로했습니다.
"이런 모임에만 나오면 사람들이 하나같이 자문을 요구하는군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변호사가 의사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간단합니다. 자문을 해주고 청구서를 보내세요."
다음 날 의사는 우편함에서 변호사 이름으로 된 청구서를 발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