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

만족에는 항상 욕심과 탐욕이라는 함정이 있습니다

박남량 narciso 2016. 8. 1. 11:03


만족에는 항상 욕심과 탐욕이라는 함정이 있습니다




요(堯)임금이 화(華)라는 고장을 여행했을 때 그곳에서 한 봉인(封人)을 만났습니다. 봉인(封人)이란 국경을 지키는 사람입니다. 그 봉인(封人)이 요(堯)임금을 보고 말을 걸었습니다.

"아, 성인이시군요. 부디 성인을 축복하게 해주십시오. 성인이 장수하시기를 빌겠습니다."

장수하라는 축복을 요(堯)임금이 사양합니다. 그러자 봉인(封人)은 성인이 부자가 되라고 축복하였습니다. 요(堯)임금은 그것도 사양합니다. 다시 성인에게 아들이 많기를 축복한다고 하니 요(堯)임금은 역시 사양합니다.

그래서 봉인(封人)이 요(堯)임금에게 만 사람이 다 바라는 축복을 성인께서는 유독 왜 바라지 않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요(堯)임금은 그 연유를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들이 많으면 걱정이 많고 부자가 되면 귀찮아지고 장수하면 욕된 일이 많아 덕을 키우기 위한 것이 못됩니다. 그래서 사양합니다."

봉인(封人)은 요(堯)임금의 말을 듣고 요(堯)임금을 같잖게 보며 이렇게 말합니다.

"성인인줄 알았더니 군자 정도군. 하늘이 만민을 낳으면 각자에게 할 일을 맡기오. 아들이 많다고 무슨 걱정이 잇을 것이오. 부자가 되더라도 나누어 준다면 귀찮을 게 없는 게요. 성인이란 메추라기처럼 사는 곳이 일정하지 않고 주는 대로 먹고 새처럼 넘나들며 흔적을 남기지 않는 법이오. 그러니 장수를 한들 무슨 욕된 일이 있을 것이오."

봉인(封人)의 말을 듣고 요(堯)임금은 가르침을 바란다고 간청을 하였습니다. 그러자 봉인(封人)은 물러가시오라는 말 한마디로 끝냈습니다.


제 아들이 잘 되기만을 바라면 아들이 많을수록 걱정이 쌓이는 법입니다. 아들이 각자 알아서 하게 둔다면 그들이 알아서 살게 되는 것이 아닐까요. 그러면 아들이 많아도 적은 것이나 다를 바 없을텐데 말입니다. 그리고 부자가 되면 자기 욕심만 차리고 남의 것을 더 탐해서 귀찮게 되는 것입니다. 탐욕은 잉태하여 죄를 낳고 죄가 다 자라면 죽음을 낳습니다(야고 1,15). 요(堯)임금은 이를 욕되다 했으니 훌륭한 편입니다. 이러한 연유로 사양하는 요(堯)임금은 군자 정도는 된다는 것입니다.

장자(莊子)의 철학우화에서 인용한 글로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남보다 한발 앞서 출세하기 위해 버둥거리면서 사는 일이 고달픕니다. 이렇게 산다는 것은 야망의 종살이나 같습니다. 이 세상에 부자를 누가 마다할 것이며 장수를 누가 마다하겠습니까. 마음은 욕심이란 기름덩이로 뭉쳐두고 몸만 날씬하면 건강하여 부자도 되고 장수한다고 믿는 세상에서 요임금의 털 끝만한 인물이라도 나타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꽃사진: 흰꽃나도샤프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