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물은 자신을 따르도록 하면서 선(善)에서 벗어나 달아나게도 만듭니다
가난하지만 자비로운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손에 들어오는 것이 있으면 그것을 남김없이 남에게 베풀어주었습니다. 이에 어떤 현자(賢者)는 그의 덕을 사모하여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이 사람은 재물이 얼마 없는데도 이렇게 남들을 도울 수 있으니 그에게 재물이 많으면 어떻겠는가?"
현자(賢者)는 시간이 있을 때마다 하느님에게 그의 재물을 늘려주어 널리 사람들을 구제하게 하도록 기도하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하느님이 하시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내가 그의 재물을 늘려준다면 너는 그의 덕(德)을 보증할 수 있겠는가?"
현자(賢者)는 그의 덕(德)을 보증하겠다고 하였더니 하느님은 자비로운 사람에게 곧 큰 부(富)를 내려 주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은 부유하게 되자, 누가 자신을 해칠까 두려워하여 마침내 거처를 옮겨서 재물이 많고 세력이 있는 사람들과 동아리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그의 지난 날의 착한 생각과 자비로운 행동은 모두 잊혀진 자취가 되어 버렸습니다.
현자(賢者)는 그에게 가서 그를 감화시키려고 하였으나 그의 종들은 그 현자(賢者)를 깔보고 욕보이면서 그를 쫓아 버렸습니다. 현자(賢者)는 매우 근심하였습니다. 그는 문득 하느님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네가 그에게 부(富)를 얻도록 하면서 그의 덕을 보증하였으니 이는 너의 잘못이 아니겠는가? 앞으로 어떤 사람을 참으로 사랑한다면 그가 부(富)를 얻기를 바라지 말아야만 사랑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자(賢者)는 다시 하느님에게 그의 재물을 없애주기를 기도드렸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은 재물이 없어지자 이전과 같이 착한 생각을 가지게 되었고 자비롭게 행동하였습니다.
참된 복(福)은 반드시 우리 몸과 마음이 그것을 갖고 있어야만 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부(富)를 참된 복(福이라고 하는 까닭은 바로 재물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부(富)가 아름다운 복(福)이 되는 것은 우리의 몸과 마음이 부(富)를 가짐에 있지 않고 그것을 베풀어 사용함에 있습니다.
유태인이 즐겨쓰는 격언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사람이 죽어서 하느님 앞에 나설 때 가지고 갈 수 없는 것이 있다. 첫째가 돈이고, 둘째가 친구와 친척과 가족이다. 그러나 착한 일만을 가지고 갈 수 있다." 이 말은 하늘과 선행은 직결되어 있다는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성서에서 "네가 가진 만큼, 많으면 많은 대로 자선을 베풀어라. 네가 가진 것이 적으면 적은 대로 자선을 베풀기를 두려워하지 마라.(토빗 4,8) 그리고 "속에 담긴 것으로 자선을 베풀어라. 그러면 모든 것이 깨끗해질 것이다.(루카 11,41)라고 하였습니다. 베풀어주는 마음은 향기로운 마음입니다. <꽃사진: 기생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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