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아는 인생이 행복으로 가는 길입니다

자신을 아는 인생이 행복으로 가는 길입니다

현명자(玄冥子)라는 사람이 종을 둘 데리고 있었습니다. 한 사람은 심한 대머리였고, 다른 한 사람은 애꾸눈이었습니다. 현명자(玄冥子)는 일을 으레 대머리에게만 시키고 애꾸눈에게는 시키지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애꾸눈은 항상 편하게 지냈고 대머리는 늘 고달프게 지냈습니다.

하루는 대머리가 자기에게만 일을 시킨다고 원망하며 현명자(玄冥子)에게 화를 내었습니다. 이에 현명자(玄冥子)는 빙그레 웃으며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나는 팔이 둘 있고, 두 팔이 또한 모두 내 육신이다. 그런데도 한쪽 팔은 편하게 지내고 한쪽 팔은 늘 고달프게 일을 한다. 내 육신인데도 그러하거늘 하물며 내 육신이 아닌 것은 어떠하겠느냐?

나는 예전에 오른팔에 병이 나서 힘을 쓸 수 없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왼팔을 쓰게 되었다. 왼손으로 글씨를 쓰면 사람 인(人) 자는 입(入) 자가 되고, 손 수(手) 자는 털 모(毛) 자가 되며, 왼팔로 음식을 먹으려면 수저가 올라가다 말고 턱으로 가며, 물건을 들고자 하면 가벼운 물건조차 무겁게 느껴졌다.

하지만 오르팔은 비록 병이 들었지만 갖가지 점과 획을 마음대로 쓸 수 있고 음식도 자유롭게 먹을 수 있고 무거운 물건조차 어렵지 않게 들 수 있었다. 형편이 이러하니 오른팔이 아무리 편하게 지내려 하고 왼팔이 아무리 열심히 일하려 한들 어찌 소원대로 될 수 있겠느냐? 나는 지금 애꾸눈을 왼팔과 같이 여기고 너를 오른팔과 같이 여기는데 너는 어찌하여 나를 원망하느냐?"

대머리가 현명자(玄冥子)의 말을 듣고 탄식하였습니다.

"애꾸눈은 비록 재주가 없지만 그 때문에 오히려 편하고 나는 재주가 있지만 도리어 그 때문에 자신을 괴롭히고 있구나."

조선 후기의 문신 수곡(壽谷) 김주신(金柱臣 1661-1721)의 문집 수곡집(壽谷集)에 실린 글입니다. 김주신(金柱臣)의 딸이 숙종의 계비(繼妃)입니다. 수곡집(壽谷集)은 19권으로 된 목판본으로 서(書), 설(說), 변(辨), 언행록과 함께 자신이 직접 겪은 풍속, 역사에 관한 특이한 내용인 거가기문(居家紀問), 산언(散言), 전기류(傳奇類) 등이 실려 있습니다.

장자(莊子)에는 인격화한 동식물이나 기타 사물을 주인공으로 하여 그들의 행동 속에 풍자와 교훈의 뜻을 나타내는 이야기인 우언(寓言)에 발이 하나뿐인 짐승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夔憐蚿 蚿憐蛇 蛇憐風 風憐目 目憐心
"발이 하나뿐인 짐승(夔)은 발이 많은 노래기(蚿)를 부러워합니다.
노래기(蚿)는 발이 없어도 빨리 가는 뱀(蛇)을 부러워합니다.
뱀(蛇)은 형체가 없어도 빨리 가는 바람(風)을 부러워합니다.
바람(風)은 한자리에 서서도 멀리 볼 수 있는 눈(目)을 부러워합니다.
눈(目)은 보지 않고도 저절로 알 수 있는 마음(心)을 부러워합니다."

이야기와 같이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장점을 부러워합니다. 하지만 내가 남을 부러워하듯이 남도 나를 부러워할 수도 있습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누군가를 부러워하기 전에 자기 스스로를 잘 알아 그속에서 기쁨을 찾는 것입니다. 자기 스스로의 장점을 찾지 않고 남만 부러워하는 것은 불행으로 가는 길입니다.

우리들 인생에 숙제는 무엇일까요? 자신을 알아가는 것입니다.

자신을 안다는 것은 무엇보다 설 자리를 알고 나아갈 길을 알고 분수를 알며 실력을 알고 형편과 처지를 알고 책임과 본분을 제대로 아는 것입니다. 맹목적으로 세상의 여러 길을 활보하지 말고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해답을 찾아보세요. 내가 나를 알아야 합니다. 자신을 아는 인생이 행복으로 가는 길입니다.<꽃사진: 마타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