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을 이르는 고사성어 노우지독(老牛舐犢)

박남량 narciso 2015. 6. 10. 11:18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을 이르는 고사성어 노우지독(老牛舐犢)




동한시대에 조조의 주부 벼슬을 한 양수라고 하는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 조조가 화원을 만드는데 친히 나와 둘러보고 말도 없이 돌아가면서 화원 대문에다 활(活)자 한 자를 써 놓았다. 화원을 건축하는 감독도 이것을 보고 무엇인지 몰랐고 일꾼들도 제나름대로 풀이를 했다.

그때 지나가는 양수가 보고 그들에게 말했다. 문(門)에다 활(活)를 쓴 것은 활(闊)이 되니 대문이 넓다는 뜻이 되는 것이오. 사람들은 밤을 새워 그 문을 작게 고쳐 놓았다. 조조가 다음날 작게 고쳐 놓은 것을 보고 기뻐했다.

또 어느 날 조조가 한 상자의 사탕을 선물로 받았다. 조조가 하나를 꺼내어 맛을 보고는 갑 뚜껑에다 합(合)자를 써 놓고 자리를 떳다. 사람들은 무슨 뜻인지 몰라 고개를 갸우뚱거리는데 이때 양수가 들어와 보고는 서슴치 않고 사람들에게 그 사탕을 나누어 먹으라고 했다.

그 뒤에 조조가 그 사탕을 어떻게 하였느냐고 묻자 모두들 벌벌 떨고 말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양수가 이것을 보고는 웃으면서 말했다.
『합(合)자는 인(人),일(一),구(口) 석자가 합하여 만들어진 것으로 일인일구라는 뜻이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그 사탕을 나누어 먹게 하였습니다.』하니 조조는 기쁜 표정을 지었지만 양수를 시기했다.

유비와 조조가 한중을 놓고 쟁탈전을 벌일 때의 일이다. 군량미가 떨어진 조조는 견디기가 힘들었지만 물러서자니 아깝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때 요리사가 닭국을 가져왔다. 국 속에는 몇 조각의 닭고기와 갈비뼈가 들어있었다.

그날 저녁 하후돈이 들어와 암호를 물었을 때 계륵(鷄肋)이라고 말해 주었다. 때마침 암호를 들은 양수는 회군하기 위해 서둘러 짐을 쌌다. 그것을 보고 하후돈이 묻자 양수가 대답했다.

『이곳은 싸워서 승리를 얻지 못하고 오래 머무른다해도 별 이득이 없는 곳이라네. 그러니 일찌감치 물러가려는 것이 승상의 뜻이라네.』

군영을 순찰하던 조조가 이 말을 듣고 그의 총명함에 감탄했다. 그러나 양수가 그의 마음을 꿰뚫는 지혜에 분노를 참지 못해 군심을 어지럽혔다는 죄명을 씌워 처형하였다. 조조가 돌아와 양수의 부친의 수척한 모습을 보고 물으니 양수의 부친 양표가 눈물을 흘리면서 저는 긴 안목이 없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고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老牛舐犢之愛
아들을 잃고 보니 늙은 소가 송아지 새끼를 핥아주는 깊은 사랑이 없었던 것을 한탄할 뿐입니다. 참으로 가누기가 힘듭니다.』

조조는 모반죄로 낙향해 살고 있는 양수의 부친 양표(楊彪)를 보고는 양수를 죽인 것을 후회하였다고 한다.


삼국지(三國志)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노우지독(老牛舐犢)지독정심(舐犢情深)이다.

노우지독(老牛舐犢)이란 늙은 소가 어린 송아지를 핥는다는 뜻으로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을 이르는 말이다. 지독정심(舐犢情深)이란 어버이의 사랑은 맹목적이고 그만큼 깊은 것이라는 뜻이다.<꽃사진: 봄비에 젖은 홍매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