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임금의 명령도 경우에 따라 듣지 않을 수 있다는 고사성어 군명유소불수(君命有所不受)

박남량 narciso 2013. 1. 4. 17:34

 

임금의 명령도 경우에 따라 듣지 않을 수 있다는 고사성어 군명유소불수(君命有所不受)

 

 


 

중국의 병법가로 알려진 손무(孫武)와 양저(穰苴)가 이 원칙을 행동으로 보여준 사람이다.

 

제나라 경공 때 진나라와 연나라에게 번번히 패하기만 하니 경공은 걱정이 되어 잠을 못이룰 지경이었다. 재상 안영이 양저를 천거하니 그를 대장에 임명했다.

대장에 임명된 양저는 임금에게 " 신은 미천한 몸이라 장병들이 아직 미더운 생각을 갖지 못할 것이니, 임금께서 사랑하고 신임하는 사람을 감군으로 보내 주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고 청하였다.

 

임금은 장가라는 충신을 감군으로 임명하니 감군은 감독관과 같은 지위로 명목상으로는 장군과 같은 지위라고 불 수 있다.

양저는 장가와 이튿날 정오에 북문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낮이 되기 전에 미리 군문에 가서 장가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장가는 시간을 어기고 저녁 때가 되어서야 나타났다.

양저는 엄숙한 표정으로 장가에게 "어찌하여 약속 시간보다 늦었습니까?" 하고 물었다.

 

장가는 임금의 총애를 믿고 평소부터 교만하기로 유명하였으며, 그가 양저를 대단하게 알리 만무한데다 "대신 친척들과 송별 잔치를 하다 보니 그만 늦었습니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니,

양저는 목소리를 돋구어, "지금 적국이 쳐들어와 온 나라가 소동을 일으키고 사졸들이 변경에서 비바람을 제대로 피하지 못하고 있으며, 임금께서는 잠도 편히 주무시지 못하고, 진지도 달게 잡수시지 못한 평편이오, 온 백성들의 생명이 당신에게 매어 있는데 송별잔치가 다 무엇인가?" 하고 꾸짖은 다음, 군정을 불러 물었다.

 

"군법에 약속 시간을 어기고 늦게 온 사람은 어떻게 다스린다 했는가?"
"목을 베게 되어 있습니다."

 

장가는 그제야 겁이 나서 사람을 시켜 임금에게 구원을 청하게 하는 한편 양저에게 용서를 빌었다. 임금의 특사가 오기 전에 장가의 목은 이미 떨어져 군사들 앞에 내보였다. 군사들은 몸을 와들와들 떨었다.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장가의 목이 단지 시간이 늦었다는 이유로 떨어져 나갔으니 떨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뒤늦게 임금의 특사가 수레를 몰고 군중으로 뛰어들었다. 장가에게 내리는 특사령을 가지고 군사들 속으로 뛰어 들어온 것이다. 양저는 소리를 높여 말했다. "장수가 군에 있을 때는 임금의 명령도 받지 않는 경우가 있다(將在軍 君命有所不受).

 

그리고는 군정을 불러 물었다.

"군중에는 달리지 못하게 되어 있는데 지금 사신이 수레를 달렸으니 어떻게 댜스려야 하는가?"

"목을 베어 마땅한 줄로 아옵니다."
"그러나 임금의 사신을 죽일 수는 없다. 대신 말을 몬 사람과 왼쪽에 있는 말의 목을 베어라."

 

이 소식이 적군의 밀정에 의해 알려지게 되자 적군은 싸우기도 전에 미리 겁을 먹고 달아나 버렸다. 양저는 그 뒤를 추격하여 잃었던 땅을 다시 평정하고 돌아왔다.

 

 

양저와 같은 시대 사람으로 병법가 손무의 이야기도 전해져 온다. 손무도 오나라 후궁의 궁녀들을 모아 놓고 훈련하던 도중, 두 대장을 뽑힌 왕의 총희를 명령 불복종이란 이유로 목을 베려 했다.

 

오왕 합려가 놀라 사람을 시켜 "과인은 그 두 여자가 아니면 밥을 달게 먹을 수 없으니 죽이지는 마오" 하면서 용서를 청했다.

 

그러나 손무는 "신은 이미 녕을 받아 장군이 되었습니다. 장군은 군에 있을 때 임금의 명령을 받지 않는 바가 있습니다(臣旣己受命鳥將 將在軍 君命有所不受) 하고 두 총희의 목을 벤 다음, 다음 여자로 대장을 삼아 훈련을 계속했다. 지금까지 옆눈질만 하고 웃으며 장난하고 있던 궁녀들은 얼굴이 흙빛이 되어 훈련에 열중횄다.

 

손무는 왕에게 이렇게 보고했다. "이제는 비록 물불이라도 뛰어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유래된 고사성어가 군명유소불수(君命有所不受)이다.

군명유소불수(君命有所不受)란

장수가 전쟁을 수행하는 마당에 있어서는 임금의 명령도 경우에 따라 듣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