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이용 가치가 없어지면 버림을 받게 됨을 비유하는 고사성어 조진궁장(鳥盡弓藏)

박남량 narciso 2022. 12. 24. 13:27

이용 가치가 없어지면 버림을 받게 됨을 비유하는 고사성어 조진궁장(鳥盡弓藏)


유방(劉邦)이 초패왕(楚覇王) 항우(項羽)를 멸하고 한(漢)나라의 고조(高祖)에 올랐을 때 유방을 도와 한나라를 일으킨 소하(蕭何), 장량(張良)과 함께 창업 삼걸(三傑)의 한 사람이었던 한신(韓信)은 초왕(楚王)에 책봉된다.

한신이 초왕에 오른 뒤 항우의 맹장이었던 종리매(鐘離昧)가 한신에게 몸을 의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유방은 한신에게 당장 압송하라고 하였으나 종리매와 오랜 친구였던 한신은 유방의 명을 어기고 그를 숨겨준다.

이런 사실을 알게 된 종리매가 스스로 자결하자 한신은 종리매의 목을 가지고 유방을 배알한다. 그러나 한신은 역적으로 포박당한다. 그는 이렇게 그의 신세를 한탄한다.

狡兎死良拘烹(교토사양구팽) 교활한 토끼를 사냥하고 나면 좋은 사냥개는 삶아 먹히고
鳥盡弓藏(고조진양궁장) 하늘에 높은 새를 잡은 뒤에 좋은 활은 곳간에 처박히며
敵國破謀臣亡(적국파모신망) 적국을 쳐부수고 나면 지혜로운 신하는 버림받는다

유방은 한나라를 세우기 위해서 자신을 도와 분골쇄신했던 한신을 회음후(淮陰候)로 하여 주거를 도읍인 장안(長安)으로 제한하였다. 후세사람들은 이렇게 한신과 같이 필요할 때는 중용하여 쓰고 목적이 이뤄진 뒤에는 그 힘이 두려워 제거해버리는 상황을 두고 산신의 입을 빌려 兎死狗烹(토사구팽)이라 묘사한다.


사기(史記)에서 유래하는 고사성어가 조진궁장(鳥盡弓藏)이다.

조진궁장(鳥盡弓藏)이란 새를 다 잡고 나면 활은 창고에 넣는다는 뜻으로, 이용 가치가 없어지면 버림을 받게 됨을 비유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