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할 곳이 없는 불쌍한 사람을 지칭하는 고사성어 환과고독(鰥寡孤獨)
삼국사기(三國史記)에 의하면 신라 유리왕(儒理王)이 국내를 순행하다가 한 노파가 굶고 얼어 죽으려는 것을 보고 "내기 히찮은 몸으로 왕위에 있으면서 백성을 기르지 못해 노약자를 이 지경에 이르게 했으니 나의 죄다."라면서 자신의 옷을 벗어서 덮어주고 밥을 밀어 먹였다고 전한다. 유리왕(儒理王)은 유사(有司) 즉 담당 관리에게 환(鰥), 과(寡), 고(孤), 독(獨)과 늙고 병들어서 자활할 수 없는 이를 위문하고 식량을 주어 부양하라고 명하였다. 이웃 나라의 백성들이 이를 듣고서 찾아오는 이가 많았다고 전한다.
환과고독(鰥寡孤獨)이란 하소연할 데 없는 사궁민(四窮民)을 뜻하는데 외로운 처지의 사람을 이렇게 분류한 사람은 맹자(孟子)다. 제(齊)나라 선왕(宣王)이 왕도정치가 어떤 것인지 맹자(孟子)에게 의견을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세금을 무겁게 부과하지 않고, 죄인을 처벌할 때는 그 처자까지 연좌해 죄를 묻지 않았다고 하면서 이어 말한다.
老而無妻曰鰥(로이무처왈환) 老而無夫曰寡(로이무부왈과) 老而無子曰獨(로이무자왈독) 幼而無父曰孤(유이무부왈고) 此四者(차사자) 天下之窮民而無告者(천하지궁민이무고자)
아내가 없는 늙은 홀아비를 환(鰥), 지아비 없는 늙은 홀어미를 과(寡), 늙어서 부양해 줄 자식이 없는 외로운 노인을 독(獨), 어린데 보살펴 줄 부모 없는 아이를 고(孤), 라고 합니다. 이들 네 부류의 사람들은 천하에서 가장 곤궁하여 호소할 데가 없는 사람이다.
주(周) 문왕(文王)도 정치할 때 不敢侮鰥寡(부감모환과) 늙은 홀아비와 과부를 업신여기지 않았다고 전하고 있으며, 사궁민(四窮民) 즉 이 네 부류를 우선했기에 성인으로 추앙되었다고 전한다.
맹자(孟子) 양혜왕편(梁惠王篇)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환과고독(鰥寡孤獨)이다.
환과고독(鰥寡孤獨)이란 홀아비와 과부, 고아 그리고 자식 없는 늙은이라는 뜻으로 세상에 의지할 곳이 없는 불쌍한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꽃사진: 크리산세멈(Chrysanthem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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