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대한 이상을 품은 사람은 가난해졌다고 해서 부끄러워하지 않습니다
원헌(原憲)은 춘추 시대 노나라 사람이다. 그는 볏짚으로 덮은 작은 초가집에 살았다. 문틀은 뽕나무 가지로 만들고, 쑥 풀을 엮어 문을 만들었다. 깨진 기와로 창문을 만들고, 방 한 가운에 낙은 천을 달아 양쪽으로 나누었다. 지붕에 빗물이 세고, 바닥도 항상 습기가 차 눅눅했다. 그러나 원헌은 이 집에서 즐거운 마음으로 거문고를 타곤했다
어느 날 자공(子貢)이 큰 수레를 타고 원헌을 찾아왔다. 자공은 붉은 안감이 있는 새하얀 도포를 입었다. 원헌의 집이 가까워지면서 골목이 너무 좁아 자공의 큰 수레가 더 이상 들어가지 못하자 어쩔 수 없이 원헌의 딥까지 걸어갔다. 원헌은 낡은 모자를 쓰고 닮아빠진 신발을 신고 명아주 지팡이 짚고 문 앞에 서서 자공을 맞이했다. 자공은 원헌의 초라한 모습을 보고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이런! 원 선생 병이라도 난 게 아닙니까?”
이에 원헌은 이렇게 대답했다.
“돈은 없으면 가난하다고 하지요. 학식이 있지만 그것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바로 병이 날 일입니다. 지금 나는 가난한 것이지 병이 날 상황은 아닙니다.”
자공은 이 말을 듣자 얼굴이 달아올랐습니다. 자공이 부끄러워한 것은 병이 있는 사람이 바로 자신임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는 빈곤에 대해 원헌처럼 고차원적으로 사고하지 못한 것이 부끄러웠다.
사람은 부귀와 영화를 가지면 교만해지기 쉽습니다. 부자 중에 교만하지 않은 사람은 극히 드물다고 합니다. 인간이란 본래 부귀를 감추기가 쉽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늘 부귀함을 드러내고 싶어 합니다. 그래야 심리적을 만족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귀하여 교만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누가 모르겠습니까? 사실 부귀 그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닙니다. 문제는 부귀하면서 겸손하지 못하고 예의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부귀해질수록 자신의 교만함, 탐욕을 자제해야 하며 예의를 중시하고 인의를 지켜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절대 실수하는 일이 없을 것입니다. 중국의 속담 중에 “사람은 가난하면 의지가 껶이고 말은 마르면 털이 길어진다.” 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은 가난하면 스스로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여 부귀한 사람을 보면 저절로 고개를 떨어뜨립니다. 그러나 순자(荀子)는 “군자는 가난하고 초라하더라도 원대한 이상을 품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말은 원대한 이상을 품은 사람은 가난해졌다고 해서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가난 때문에 의지가 꺾이는 일이야 말로 정말 두려워할 것입니다. 원대한 이상을 지니지 못한 정신적인 빈곤이야 말로 진정한 빈곤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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