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산책

우리 미술관 옛그림 - 조희룡(趙熙龍)의 <홍매대련(紅梅對聯)>

박남량 narciso 2017. 2. 8. 13:47


우리 미술관 옛그림


우봉(又峰) 조희룡(趙熙龍 1789-1866)  <홍매대련(紅梅對聯)>



우봉(又峰) 조희룡(趙熙龍 1789-1866)  홍매도(紅梅圖)는 짝으로 그려져 있어 홍매대련(紅梅對聯)이라고도 합니다. 조희룡(趙熙龍)은 추사체 글씨로 유명한 김정희보다 불과 세 살 아래였으나 평생 그를 스승으로 모셨습니다. 그는 스스로 매화병에 걸려있다고 할 만큼 매화를 무척 좋아했습니다.


중국의 임포라는 사람은 세상을 멀리하고 깊은 산속에 혼자 살았는데 매화를 아내로 삼고 학을 아들로 삼았다고 합니다. 우봉(又峰) 조희룡(趙熙龍)도 매화를 아끼고 사랑하여 그는 자기가 그린 매화 병풍을 두르고 앉아 벼루를 매화를 읊은 시(詩)가 새겨져 있다하여 매화시경연, 먹은 매화서옥장연이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그리고 매화시백영(梅花詩百詠)을 지어 큰소리로 읊다가 목이 마르면 매화편차(梅花片茶)를 달여 먹었으며 자기 거처를 매화백영루(梅花百詠樓)라고 이름 짓고 자신의 호를 매수(梅叟)라고 하였다고 그의 자서전적인 저술인 석우망년록(石友忘年錄)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림을 보면 늙은 매화나무에 분홍빛 화사한 꽃이 가득 피어 있습니다. 왼쪽의 그림은 무게 중심이 아래에 가 있는데 비해 오른쪽 그림은 왼쪽에 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 그림을 보는 이들의 눈길이 위 아래로 오가며 그림을 고루 감상하게 됩니다. 뿌리의 큰 둥치가 용이 승천하듯 구불구불 치솟은 가운데 곁가지에 핀 화사한 꽃이 잘 어우러진 그림입니다.

우봉(又峰) 조희룡(趙熙龍)의 매화 작품 중에서도 걸작으로 꼽히는 그림입니다. 이 그림은 두루마리 그림 즉 축화(軸畵) 형식의 그림입니다. 보기 드문 좁고 긴 형식에 짝으로 그린 것이 그 무렵의 작품 양상과는 다른 형태이고 몇차례 굽어 올라 가는 고목 매화의 줄기(老樹幹)는 꿈틀거리며 승천하는 용을 연상시킨다고 하며 수많은 홍매화의 꽃송이가 늙은 나무의 기를 발산하는 듯 화려함을 더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