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산책

우리 미술관 옛그림 - 장승업의 <죽원양계(竹園養鷄)>

박남량 narciso 2016. 9. 13. 14:15


우리 미술관 옛그림

장승업(吾園 張承業 1843 - 1897)  <죽원양계(竹園養鷄)>



죽원양계(竹園養鷄)는 조선의 화가인 장승업(吾園 張承業 1843 - 1897)이 현란한 빛깔의 수탉과 어미 닭이 병아리와 함께 한가로이 모이를 쪼고 있는 모습을 그린 작품입니다. 대나무와 괴석이 있는 마당 가에서 닭들이 한가로이 모이를 쪼는 모습입니다. 어미 닭이 병아리를 거느리고 빛깔도 현란한 수탉이 무슨 기척을 들었는지 일가를 수호하려는 듯 꿋꿋한 기상으로 사방을 살피고 있는 모습입니다. 맨드라미와 냉이, 개미취 등 풀꽃과 잡초들이 마당가에 가득 널려있어 닭들이 놀기에는 적합한 공간입니다.

맨드라미가 피어 있는 마당에서 닭들이 한가로이 모이를 쪼는 이 그림은 평화로운 농촌 풍경화가 아니라 더 높은 관직으로의 출세를 기원하는 그림입니다. 수탉의 볏은 모양이 관모(冠帽)를 닮아 벼슬이라 칭하고 계관(鷄冠)이라 합니다. 그리고 맨드라미는 꽃 모양이 닭볏 같다고 해서 한자로 계관화(鷄冠花)라고 합니다. 이 그림에서 닭(鷄冠)과 맨드라미(鷄冠花)가 나란히 놓여 있지 않고 위 아래로 그려져 있다는 것은 관상가관(冠上加冠)이라 하여 벼슬 위에 벼슬을 얹는다는 뜻으로 더 높은 관직으로 올라감을 상징하는 것입니다.

이 그림을 그린 장승업(吾園 張承業)은 산수, 인물, 영모 등 여러 방면에 뛰어난 기량을 보인 천재화가입니다. 장승업(吾園 張承業)의 기이한 버릇이 있는데 술과 미인을 좋아해 미인이 옆에서 술을 따라야 좋은 그림이 나왔다고 합니다. 영화 취화선(임권택 감독, 최민식 주연)에서 묘사된 장승업(吾園 張承業)에게 그러한 모습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