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산책

우리 미술관 옛그림 - 장승업의 <쌍치도(雙雉圖)>

박남량 narciso 2016. 9. 2. 11:28


우리 미술관 옛그림

장승업(吾園 張承業 1843 - 1897)  <쌍치도(雙雉圖)>



조선의 화가인 장승업(吾園 張承業 1843 - 1897)의 쌍치도(雙雉圖)는 앞에 소개한 호취도(豪鷲圖)와 짝을 이루는 그림입니다. 쌍치도(雙雉圖)는 암수 꿩이 서로 어우러지는 모습을 그렸고, 호취도(豪鷲圖)는 대조적인 두 마리의 용맹한 독수리의 모습을 그렸습니다.

꿩은 우리나라 텃새로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새입니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에게 친근한 동물로 인식되었습니다. 조선시대 궁중 복식 중에 왕비복인 적의(翟衣)는 138쌍의 꿩을 수놓아 장식한 것으로 민간에서 사용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꿩은 왕족의 위엄과 권위를 강조한 것으로 보입니다.  꿩은 민화에서 많이 그려지는데 높은 지위에 올라 고귀한 신분이 되고자 하는 마음을 담은 것이 아닐까요.


쌍치도(雙雉圖)는 앞에 소개한 독수리 그림과 비슷한 구도의 그림입니다. 장끼가 아래를 내려다보는 자세를 취하고 있으며, 아래쪽 까투리는 흘끗 뒤를 돌아보는 모습입니다. 좀 다른 것이 있다면 장끼가 앉은 나뭇가지가 호취도(豪鷲圖)는 왼쪽 방향에서 뻗어 나온 반면 쌍치도(雙雉圖)는 반대 방향, 즉 오른쪽 방향에서 뻗어나왔다는 것 정도입니다. 쌍치도(雙雉圖)와 호취도(豪鷲圖)가 하나의 그림처럼 어우러지도록 하기 위해 일부러 그렇게 그린 것이 아닐까요.


화가들 중엔 스스로 노력해서 이름을 날린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태어날 때부터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 대표적이 경우가 장승업(吾園 張承業)일 것입니다. 그는 누구에게 그림을 배운 적도 없이 오직 혼자서 중국의 명화들을 보고 그림을 익혔다고 합니다. 그가 붓을 한번 휘두를 때마다 멋들어진 산수가 되고, 사람이 되고, 동물이 그려졌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