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산책

우리 미술관 옛그림 - 변상벽의 <자웅장추(雌雄將雛)>

박남량 narciso 2016. 8. 29. 11:00


우리 미술관 옛그림

변상벽(卞相璧 1730 - 1775)  <자웅장추(雌雄將雛)>



조선 후기의 화가인 변상벽(卞相璧 ? - ?)은 영조 시대를 대표하는 초상화가입니다. 현감의 벼슬까지 올랐던 화가였습니다. 변상벽(卞相璧)은 초상화를 잘 그려 국수(國手)라고 불리워졌습니다. 왕의 초상화 제작에 참여하였고 문인 초상화도 그렸습니다. 고양이와 닭을 잘 그려 변고양이(卞猫), 변닭(卞鷄)이라는 별명을 얻은 변상벽(金弘道 1730 - 1775) 이 그린 자웅장추(雌雄將雛)는 어느 봄날 풀밭에서 노니는 닭의 일가족을 화폭에 담은 암수탉이 병아리를 거느린다는 그림으로 닭의 초상이라 부를만 합니다. 

이 그림은 흑갈색 암탉이 병아리 9 마리를 거느리고 풀밭에서 모이를 찾고 있습니다. 어미 닭이 무슨 벌레 한 마리를 잡아 부리에 물고 새끼를 불러 모으는 풍경입니다. 수탉은 짙은 검은 색에 두 가닥 꼬리가 길게 나 있는 조선 토종닭으로 맨드라미 꽃송이처럼 닭볏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목털을 부풀리고 날개깃을 벌리고 탐스런 닭볏으로 위풍이 당당합니다. 귀밑의 흰 닭볏이 조선 토종의 표시입니다. 흰색 암탉에게도 나타나 있습니다.


수탉 머리의 붉은 볏을 닭볏, 닭벼슬이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수탉은 출세와 부귀공명을 상징합니다. 장닭이 목을 들고 우는 그림은 벼슬을 하고  출세를 꿈꾸는 그림입니다. 맨드라미도 닭볏을 닮았다고 하여 벼슬을 꿈꾸는 출세 그림입니다.


교회 탑 꼭대기의 풍항계 닭 머리는 항상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을 나타내고 있는 그림이나 실제를 보았을 것입니다. 닭은 어두운 밤이 지나면 반드시 아침이 온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그리스도가 로마 군인에게 잡혔을 때 방황하던 베드로가 수탉의 울음 소리를 듣고서야 자기의 잘못을 깨달았다는 성경 이야기에서 부활의 상징으로 닭이 교회 첨탑에 세워져 사람들을 깨우쳐 주고 이끌어 주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靑雄黃雌(청웅황자) 將七八雛(장칠팔추) 精工神妙(정공신묘) 古人所不及(고인소불급)
푸른 수탉과 누런 암탉이 7~8마리 병아리를 거느렸다. 정묘한 솜씨 신묘하니 옛사람도 미치지 못할 바이다.

오른쪽에는 표암(豹菴) 강세황(姜世晃, 1713~1791)이 붙인 제사입니다.

白毛烏骨獨超群(백모오골독초군) 氣質雖殊五德存(기질수수오덕존) 聞道醫家修妙藥(문도의가수묘약) 擬同蔘朮策奇勳(의동삼출책기훈)
흰털 검은 뼈로 홀로 무리 중에 우뚝하니, 기질은 비록 다르다 하나 오덕이 남아있다. 의가(醫家)에서 방법을 듣고 신묘한 약을 다려야겠는데, 아마 인삼과 백출과 함께 해야 기이한 공훈을 세우겠지.

왼쪽 상부에는 후배 화가인 마군후(馬君厚, 1750代~?)가 제사를 달필로 가득 채워 놓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