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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미술관 옛그림 - 오원(吾園) 장승업(張承業)의 기명절지도(器皿折枝圖) 백물(百物)

박남량 narciso 2018. 12. 10. 16:03


우리 미술관 옛그림

오원(吾園) 장승업(張承業 1843-1897) 기명절지도(器皿折枝圖) 백물(百物)



조선 말기의 천재화가 오원(吾園) 장승업(張承業 1843-1897)의 100가지를 그렸다는 백물(百物)이라는 제목의 기명절지도(器皿折枝圖)입니다. 기명절지도(器皿折枝圖)란 옛 그릇을 그린 기명도(器皿圖)와 꺾인 꽃, 나뭇가지 등을 그린 절지도(折枝圖)가 합쳐진 그림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장승업(張承業)은 산수화, 도석·고사인물화(道釋·故事人物畵), 화조영모화(花鳥翎毛畵), 기명절지도(器皿折枝圖), 사군자(四君子) 등 여러 분야의 소재를 폭넓게 다루었습니다. 중국 청나라식 정물화를 참조하여 남들은 그리지 않았던 기명절지도(器皿折枝圖)를 자기만의 개성으로 그려 유행시켰던 화가입니다.


그림에는 화로나 주전자, 돌, 화분 등 덩치가 있는 사물을 띄엄띄엄그리고 그 큰 물건 사이사이에 꽃가지나 과일, 게 등 작은 사물을 그렸습니다. 큰 것과 작은 것을 섞어 놓았지만 어지럽지 않고 리듬감이 느껴지게 조화를 주었습니다. 양 끝에는 인삼과 복숭아가 그려져 있습니다. 기명절지도(器皿折枝圖)에 등장하는 소재들은 제각기 뜻과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청동그릇은 제사에 쓰이던 것으로 강한 힘을 가진 권력을 상징합니다.
꽃병은 평안
문방류와 벼루는 학문과 벼슬
모란꽃은 부귀를 뜻합니다.
돌, 국화, 복숭아는 장수를 뜻하고
석류와 포도는 자손의 번성
게(蟹)는 장원급제라는 좋은 뜻을 담고 있습니다.

한번은 장승업(張承業)이 게(蟹)를 그리는데 발을 세 개만 그렸다고 합니다. 게(蟹) 발은 집게 한 쌍, 발 네 쌍인데 말입니다. 그림을 바라보던 지인이 혈르 차며 "왜 게(蟹) 발이 세 개인가? 네 개를 그려야지." 하며 나무랐습니다. 그러자 장승업(張承業)은 "내가 그리는 게(蟹)까지 다른 게(蟹)처럼 발을 네 개 그리면 재미없잖아" 하고 껄껄 웃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