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산책

우리 미술관 옛그림 - 연담(蓮潭) 김명국(金命國)의 인하독서도(鳞下讀書圖)

박남량 narciso 2018. 4. 12. 17:34


우리 미술관 옛그림


연담(蓮潭) 김명국(金命國 ?-?)  인하독서도(鳞下讀書圖)


달마도(達磨圖)를 그린 화가로 알려진 연담(蓮潭) 김명국(金命國)의 생몰연대는 미상입니다. 다만 17세기 대표적인 화원으로 1636년과 1643년에 조선통신사를 수행하여 일본에 다녀온 적이 있고, 1651년 헌종의 혼례 때 설탄(雪灘) 한시각(韓時覺 1621-?)과 함께 가례도감의궤도(嘉禮都監儀軌圖)의 제작에 참여했다는 사실만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의 이름은 본래 명국(明國)이었으나 나중에 명국(命國)으로 바꾸었으며 취옹(醉翁)이라는 별칭도 즐겨 사용했습니다.

연담(蓮潭) 김명국(金命國 ?-?)의 인하독서도(鳞下讀書圖)입니다. 반딧불이를 모아 독서를 하는 모습을 표현한 그림입니다. 이 그림은 배경을 생략한 간일한 표현이 오히려 대상인물의 정적 동선에 가만히 집중하게 하는 그림입니다. 망(網)주머니에는 진한 먹으로 점점이 찍은 반딧불이가 손에 받쳐 든 책의 활자들을 발굴하듯 캐냅니다. 천장에서 내려온 줄에 묶인 반딧불이 주머니와 책을 받쳐 든 채 고개를 숙인 모습이 미소를 자아내게 합니다. 책의 활자들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눈에 넣으려는 가만한 집중의 자세는 주변의 생략된 배경을 은연중에 설명하고 뒷받침하는 듯합니다. 책에 몰입하는 책상다리 또한 다소곳하고 스스로 정중합니다.

한 역사가는 김명국(金命國)에 대해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취옹(醉翁)은 성격이  호방하고 술을 좋아하여 남이 그림을 요구하면 곧 술부터 찾았다. 술에 취하지 않으면 그 재주가 다 나오질 않았고 또 술에 만취하면 만취해서 제대로 잘 그릴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의 그림들은 대부분 거칠고 힘있는 필법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김명국(金命國)이 즉은 후에는 그 이전 어떤 화가들도 받지 못한 신필(神筆)이라는 최고의 찬사를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