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미술관 옛그림
신윤복(申潤福 1758-?) <홍루대주(紅樓待酒)>
홍루대주(紅樓待酒)란 기생 집에서 술을 기다린다는 뜻입니다. 당시의 기방 풍경이 간소합니다. 집은 기왓집이 아니고 초옥이며 청마루에 삿자리나마 깔려 있지만 기방으로서의 품위있는 장식은 보이지 않습니다.기방에 앉은 네 사람의 모습이 이렇다 할 얘깃거리도 없이 무덤덤한 표정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기녀는 다소곳한 모습이고 곰방대를 꼬나문 한량들은 술이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술병을 든 주모가 아이 손을 잡고 곁문에 들어서는 모습입니다. 남정네의 환심을 사는 젊은 미색의 기녀와 나이 들어 술 심부름이나 하는 중년의 주모, 두 여인을 비교하여 영락(榮落)을 풍자하고 있습니다.
그림의 정중앙은 젊은 기녀가 차지했습니다. 그녀 곁에는 남정네가 셋입니다. 곱게 물들인 치마와 반듯한 생김새의 얼굴은 은근히 여색을 풍깁니다. 화면 한 귀퉁이를 차지한 주모는 마루 위의 기녀에 비해 옹색합니다. 좋은 시절이 이미 지나가 버린 자색의 차림새입니다. 풍경의 주인공이 아니란 이야기입니다. 곁문지기 신세입니다. 손을 잡은 자식은 천둥벌거숭이로 그려졌습니다. 자식 딸린 기방의 여자를 손님이 청할 리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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