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미술관 옛그림
채용신(蔡龍臣 1848 - 1941) <운낭자상(雲娘子象)>
1914년 운낭자(雲娘子)의 27세 때 모습을 연상하여 그린 이 작품은 사내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이 성모자상(聖母子象)을 연상시킵니다. 얼굴 표현 등 전체적으로는 전통 화법이 사용되고 있으나 담채(淡彩)에 의한 음영법과 옷주름에 가해진 입체감 등에서 서양 화법을 보입니다. 저고리 깃에 달린 하얀 동정과 치마 사이로 살짝 비친 외씨버선을 보면 조선식으로 구현한 성모자상의 양식입니다.
채용신(蔡龍臣)의 이 그림은 풍만한 젖가슴을 숨기지 않았지만 자애로운 모성의 표현에 아무런 흠결이 되지 않습니다. 이 그림은 풍속화는 아닙니다. 인물화입니다. 이 그림의 인물은 평안도 가산의 관청에 소속된 기생이었던 운낭자(雲娘子)가 모델입니다. 본명은 최연홍(崔蓮紅 1785 - 1846)입니다.
1811년 최연홍(崔蓮紅)이 27세 때 홍경래의 난이 일어나자 기생의 몸으로 반란군에게 죽임을 당한 가산군수 정시와 그의 아들의 시신을 수습해 장사를 지내고 군수의 동생을 치료해주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조정에서는 그녀의 행적을 가상히 여겨 기생의 신분에서 제외시켰으며 논과 밭까지 하사하였습니다. 그녀가 죽은 뒤에는초상화를 그려 열녀각인 평양 의열사에 봉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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