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산책

우리 미술관 옛그림 - 신윤복의 <추천도>

박남량 narciso 2016. 10. 10. 13:24


우리 미술관 옛그림



신윤복(申潤福 1758- ?)  <추천도>




추천도란 그네 타기란 뜻입니다. 여인 셋이 등장하여 한가로운 여가 시간을 보내고 있는 장면입니다. 나이가 좀 들어 보이는 여인이 옆에서  그네를 타고 있는 다른 여인을 바라 보며 편히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습니다. 그네 타는 여인은 발끝까지 머리를 길게 늘어뜨렸습니다. 머리 끝에 달린 장식을 그대로 묘사하여 실제감을 느끼게 하고 있습니다. 이 그림에서 그네 타는 여인의 긴머리가 단연 으뜸입니다. 신윤복의 단오풍정(端午風情)에도 그네를 타고 있는 긴 머리의 여인과 닮은 긴머리 여인이 그려져 있습니다.  


오른쪽의 여성은 그네에 막 올라탄 모습입니다. 길고 풍성한 가체(얹은머리)가 돋보입니다. 그네를 묶은 나무는 늙은 배롱나무(목백일홍)인가 봅니다. 가지 하나가 길게 뻗어 능청거리는 모양입니다. 왼쪽 나무 아래 장죽을 물고 있는 여인은 나이 든 모습을 보이고 이 여인의 오른쪽에 서 있는 여인은 아직 어린 티가 역력합니다. 


여인이 물고 있는 장죽은 잘게 썬 담배를 피울 대 사용하는 기구입니다. 18세기 들어오면서 흡연문화가 일반화되었습니다. 손님이 와도 담배를 내어 놓는 연다(煙茶), 연주(煙酒)의 관습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담뱃대의 길이에도 제한이 있었습니다. 양반은 긴 장죽을 사용하고 상민은 곰방대를 사용했습니다. 길이는 과시의 수단이었습니다.


조선시대는 머리숱이 많은 여인을 미인으로 여겼습니다. 따라서 처녀는 머리를 길게 땋아 댕기를 드리면 발 뒤축에 채일 정도가 되어야 아름답다고 여겼습니다. 부인네들은 머리에 얹는 것이 풍성할수록 자랑스럽게 여겼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머리 외에 머리숱이 많아 보이게 덧드리는 다른 머리 가체(얹은머리)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가체의 병폐가 심하여 영조 때(1756년)에는 족두리를 사용하게 했다는 문헌이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가체(얹은머리)머리의 종류에는 큰머리, 어여머리(어유미), 낭자머리, 동예머리, 얹은머리, 풀머리, 첩지머리, 조짐머리, 새앙머리, 쪽진머리, 땋은머리, 떠구지머리(거두미) 등이 있었습니다.(註:추천도의 추, 가체의 체, 한자가 다음에서 표기가 되지 않아 한글로 표기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