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미술관 옛그림
신윤복(申潤福 1758-?) <단오풍정(端午風情)>
조선 후기 작품이다. 음력 5월 5일 단오절이면 창포물에 머리 감고 그네를 뛰던 세시 풍속을 잘 보여주고 있는 풍속화이다. 신윤복(申潤福)은 김홍도(金弘道 1745-1806)보다 약간 후대의 풍속화 화가로서 김홍도의 영향을 받았다. 시냇물이 흐르는 방향이 김홍도의 <빨래터>와 거의 비슷하다. 또 아낙네가 목욕하는 장면 또한 비슷하다. 그리고 바위 뒤에 숨어 아낙네들이 목욕하는 장면을 훔쳐보며 웃고 있는 두 명의 개구쟁이 동자승(김홍도의 빨래터는 젊은 선비)도 닮았다.
신윤복의 그림에는 에로티시즘의 비밀을 찾는 것도 묘미이다. 두 동자승이 훔쳐보는 곳이 다르다. 오른쪽 동자승은 개울가에서 멱을 감고 있는 여인들을 훔쳐보고 있다. 그런데 왼쪽 승려의 눈은 그네를 타고 있는 여인에게 가 있다. 그런데 그네 타는 여인은 차림새가 온전히 가려져 있다. 나무를 보고 있는 것이다. 신윤복은 나무를 그려놓은 척 하면서 바로 음문(陰門)을 그려놓은 것이다. 그리고 언덕의 두 동자승을 지워보라. 바위의 갈라진 모양새를 보면 양옆으로 둔부와 같이 언덕이 배치되어 있다고 설명해도 되지 않을까. 신윤복의 작품 세계는 에로티시즘이 은밀하지만 노골적으로 묘사된 춘화(春畵)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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