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미술관 옛그림
신사임당(申師任堂) <맹호연(孟浩然) 詩가 담긴 이곡산수병(二曲山水屛)>
조선 중기의 문인이자 시인이었던 사임당(師任堂) 신씨(申氏) 신사임당(申師任堂 1504-1551)의 어린 시절 이야기이다. 이순원의 <사임당>에서 옮겼다.
사랑에서 아침나절 공부를 끝낸 다음 종일 집안에 아이가 보이지 않았다. 안채에도 사랑채에도 별당에도 없었다. 외할아버지 이사온이 책사랑이라고 부르는 방에 있는 사임당(師任堂)을 찾았다.
"너 여기서 무얼 하는 게냐?"
"그제야 어린 소녀는 산수화첩이 펼쳐진 꿈동산에서 깨어나듯 문을 열고 들어선 외할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이것들은 다 무어고?"
"그림을 보고 있었어요."
"네가 그림을 봐서 무얼 하게?"
"저도 그림을 그리고 싶어서요."
"그림이라니. 어떤 그림 말이냐?"
"여기 이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
이사온이 보니 일곱 살 먹은 외손녀 사임당(師任堂)이 짚은 그림은 안견의 산수도 화첩이었다.
맹호연(孟浩然) 詩가 담긴 이곡산수병(二曲山水屛)은 강기슭에 외로운 나그네가 배에 앉아 시름을 낚고 있는데 달이 중천에 떴습니다. 적막감이 감도는 풍경으로 느껴집니다. 굵은 묵선으로 바위를 그렸으며 그 틈새에 굳센 고목을 그렸습니다. 가까이 보이는 산 뒤로도 같은 유형의 나무를 그려 평화로운 강촌 마을이 있음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림의 화제(花題)는 맹호연(孟浩然 689-704)의 宿建德江(숙건덕강) 즉 "건덕(建德) 강변에서 밤을 지내다"라는 뜻이 담긴 시(詩) 입니다.
宿建德江
건덕강변에서 밤을 지내다 - 孟浩然
移舟泊煙渚(이주박연저)
日暮客愁新(일모객수신)
野曠天低樹(야광천저수)
江淸月近人(강청월근인)
배 저어 안개 낀 물가에 대니
해는 저무는데 나그네 수심은 새로워라
들은 드넓고 하늘이 나무에 나직하니
강물 맑고 달은 사람에 가까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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