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묵상

우리가 할 일은 세상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박남량 narciso 2021. 10. 26. 10:18

우리가 할 일은 세상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구절초



수일 전에 사고로 남편을 잃고 쌍둥이 아이를 해산한 여인의 영혼을 데려가기 위해 땅에 내려온 천사에게 여인은 빌고 있었습니다. 내가 죽으면 이 아이들은 누가 돌보느냐는 여인의 읍소에 천사는 빈손으로 하늘로 올라갑니다.

딱한 어머니의 영혼을 데려올 수 없었다는 천사의 말에 히느님은 다시 천사를 내려 보내 그 여인의 영혼을 가져갑니다. 천사는 하느님의 노여움을 사서 날개를 잃고 인간 미하일이 되어 지상으로 추방당하게 됩니다. 미하일은 가난한 구두장이 시몬에 의해 구둣방에서 일을 하게 됩니다.

어느 날 쌍둥이 아이를 거두어 키우는 부부가 아이들의 구두를 맞추기 위해 아이와 함께 방문하였습니다. 쌍둥이 아이는 미하일이 하늘로 데려간 여인의 갓난아이였습니다. 미하일은 어머니도 죽었으니 갓난아이들도 죽었으리라 생각했는데 이웃 아주머니의 사랑을 받으며 해맑게 자란 것을 보고 자신의 염려나 인간의 걱정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를 깨닫게 됩니다.

러시아의 소설가 레프 톨스토이(Lev Nikolayvich Tolstoy 1828-1910)<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러시아 민화입니다. 사람의 운명은 바꿀 수 없고 비극은 피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이라는 인간의 힘을 믿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신은 비정하고 아이들은 운이 좋았을 뿐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도 민화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과 이야기들이 한데 어우러져 무언가를 믿고 싶게 만듭니다.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혹은 자기 가족을 걱정하며 살아가지만 실은 사랑으로 사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