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묵상

오로지 한 곳으로 향하는 마음이라면 세상에 못 되는 일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박남량 narciso 2022. 11. 9. 15:20

오로지 한 곳으로 향하는 마음이라면 세상에 못 되는 일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청나라 6대 황제 건륭제(乾隆帝 1711-1799)의 후궁으로, 1760년께 신장 위구르족을 정벌하고 카슈가르가 청나라와의 전쟁에서 패배한 뒤 전리품으로 바쳐진 여인 향비(香妃)가 있다. 향기 나는 미녀란 뜻의 이 향비는 중국에서 정식 명칭은 용비(容妃)이다. 향비는 용모가 아름답고 총명했으며 향수를 뿌리지 않아도 언제나 몸에서 나는 신비한 천연향 때문에 건륭제는 그녀를 무척 총애했지만 그녀는 자금성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향수병이 무척 심했다고 한다. 또한 궁중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오직 고향 카슈가르 음식을 먹고 위구르 복장을 고집하면서 항상 단검을 지니고 다녔다고 한다. 이 소문을 들은 황태후가 별실로 불러 소원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죽는 것이라고 했다. 향비의 애틋한 사랑의 일편단심이 애절함을 넘어 존경심이 가는 대목이다. 자금성의 온갖 부귀영화도 그녀의 일편단심을 꺾지 못해 끝내 향비는 숨을 거두고 그녀의 소원대로 고향 카슈가르에 안장되었다고 한다. 향비는 카슈가르의 공주였다고도 하고 족장의 아내였다고 전해진다.

건륭제(乾隆帝)의 비()인 향비(香妃)의 일편단심(一片丹心) 이야기입니다. 일편단심이란 붉은 마음이라는 뜻으로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변치 아니하는 마음을 이르는 말로 향비의 이야기가 애정이든 애국이든 실용주의와 기회주의가 판치는 오늘날에는 존경받을 이야기입니다. 향비(香妃)에 얽힌 이야기는 청나라의 카슈가르 정복 과정에서 빚어진 비극이고 그에 저항한 여인인 것입니다. 요즈음 신장 위구르족의 반중국(反中國) 시위로 향비의 존재가 더욱 부각되는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그녀의 무덤이 청나라 황제들이 잠들어 있는 유릉비원침(裕陵妃園寢)에도 이름이 올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장 위구르 자치주에 있는 카슈가르에도 향비 묘가 있다는 것입니다. 신장 위구르인들의 민족적 자존심이 전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