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

예가 아니면 보지마라-시잠-

박남량 narciso 2005. 8. 1. 10:03

 




視    箴

-예(禮)가 아니면 보지마라-


                            
글 / 정 숙


           마음은 사람이 태어날 때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하나의 성 곧 도덕성을 가진다.
           이것은 본래 티없이 맑고 영묘하며 밝은 거울과 같아
           어떠한 사물이든 환하게 비추어 볼 수 있는
           명덕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마음이란 본래 텅 비어 형체가 없으므로
           어떠한 사물에 영향을 받아 흔들려도 전혀 자취가 없다.


           우리 인간이 타고난 순수지선한 마음을 어떻게 하면
           욕망의 더러운 때를 묻히지 아니하고
           그대로 잘 간직할 수 있을까.
           그것은 무엇보다도 이 마음을 통일하여
           전혀 동요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무엇보다도 눈으로 보는 것,
           여기에 주의를 기울이지 아니하면 안 된다.
           사람의 눈은 온갖 사물을 다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가운데 예가 아닌 것은 보지 말고
           반드시 예에 합하는 것만을 봄으로써
           그 안에 있는 마음을 지키는 법칙으로 삼는 것이다.
           만일 사람의 눈이 욕심으로 가리워져 버린다면
           마치 티끝 묻는 거울에는 아무 것도 비추어 볼 수 없듯,
           마음은 본래의 명덕을 잃고
           바깥 욕심 세계에 정처없이 이끌려 다니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밖에 있는 눈으로부터
           예가 아닌 것은 보지 않도록 하여
           그것으로 그 안에 있는 마음이
           안정을 유지하도록 하지 않으면 안된다.

           예가 아닌 것에서는 눈을 돌림으로써
           자기의 모든 욕심을 극복하고
           인간의 타고난 도덕성의 하나인 예로 되돌아가도록
           수양을 쌓고 또 쌓으면
           마침내 마음은 거짓이 없는 참이 되는 것이다.






 

 

 

잠(箴)은 질병을 물리치는 것.
즉 침과 같은 뜻이라 하였습니다.
경계하고 풍자하는 글이며
문장은 맑고 이치는 또렷합니다.
정이천이 쓴 보는 듣는 말하는 움직이는
네가지 잠을 쓴 것을 옮겨 적습니다.
정이천은 중국 북송시대 성리학자로 자는 정숙입니다.

 

 

 

 

 

 

 

 


출처 고문진보/김한성 편역/예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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