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엎지른 물은 주워 담지 못한다는 고사성어 복수불반분(覆水不返盆)

박남량 narciso 2016. 4. 14. 09:39


엎지른 물은 주워 담지 못한다는 고사성어 복수불반분(覆水不返盆)



옛날 주나라에 강태공(姜太公)이란 사람이 살았다. 그는 뛰어난 재주를 갖고 있었지만 때를 만나지 못하여 집 안에 틀어박혀 글읽기에 몰두하거나 강가(渭水)에 나가 낚시를 드리우면서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원래 넉넉하지도 않은 살림에다 아무런 돈벌이도 하지 않은 터라 그는 하루 세 끼 죽을 먹기도 힘든 형편이었다.

어느 날 생활고에 견디다 못환 그의 아내 마씨(馬氏)가 말했다.

"글을 읽는다고 밥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낚시를 해도 하루 한 마리도 낚지 못하니, 차라리 밭이나 매는 게 어떻겠어요?"

강태공(姜太公)이 태연하게 대답했다. 끊임없이 공부하며 느긋히 때를 기다리면 언젠가는 기회가 온다는 것이었다.

"나는 고기를 낚는 것이 아니라 세월을 낚으려는 것이오."

어느덧 세월은 흐르고 흘러 강태공(姜太公)의 나이도 일흔이 넘었다. 그러나 그가 말하는 세월은 낚이지 않았다.

"수십 년이나 기다렸지만 얻은 게 뭐가 있죠? 이제 더 이상 참지 못하겠어요."

그의 아내 마씨(馬氏)는 스스로 이혼을 청하고 친정으로 돌아가 버리고 말았다. 그 당시 은(銀)나라의 주왕(周王)은 포악한 정치로 인해 민심을 잃고 있었다. 그래서 은(銀)나라의 제후 나라였던 주(周)나라의 서백(西伯)은 널리 인재를 찾고 있었다. 주왕(周王)을 치고 정치를 바로잡기 위해서였다.

그러던 어느 날, 서백(西伯=文王)이 길을 가다가 강가에 앉아 홀로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는 강태공(姜太公)을 보았다. 순간 보통 사람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말을 나누어 보니 강태공(姜太公)은 역시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훤히 꿰뚫어 보고 있었다. 서백을 강태공(姜太公)에게 즉시 스승의 예를 올리고 나서 말했다.

"저의 할아버지께서 말씀하시기를, 한 성인 나타나 주(周) 나라를 번창하게 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선생님이야말로 바로 그분이십니다. 삼가 가르침을 받고자 합니다."

이리하여 강태공(姜太公)은 서백(西伯)의 스승이 되었고, 온갖 지혜로 정치적인 조언을 많이 해 주었다. 서백이 죽은 후 강태공(姜太公)은 그의 아들 무왕(武王)에게 은(銀)나라의 주왕(周王)을 칠 것을 건의하였고, 결국 주(周)나라는 천하를 제패하게 되었다. 그후 강태공(姜太公)은 제(齊)나라의 제후가 되었다.

강태공(姜太公)이 공을 세우고 이름이 높아지자, 어느 날 그의 전(前) 부인 마씨(馬氏)가 강태공(姜太公)의 행차를 기다렸다가 용서를 빌고 다시 아내로 받아줄 것을 간청하였다. 전(前) 부인 마씨(馬氏)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강태공(姜太公)이 말했다.

"물을 한 그릇 떠 오시오."

전(前) 부인 마씨(馬氏)는 강태공(姜太公)이 자기의 간청을 받아들인 줄 알고 기뻐서 얼른 물을 떠 왔다.

"그 물을 다시 땅에 쏟다 보시오."

전(前) 부인 마씨(馬氏)는 어리둥절해 하며 그의 말대로 물을 쏟았다.

"그 물을 다시 그릇에 담아 보시오. 그렇게 할 수 있다면 당신을 받아들이겠소."

그런 다음 강태공(姜太公)은 길을 떠나라 명령하고 전(前) 부인 마씨(馬氏)에게서 멀어져 갔다. 전(前) 부인 마씨(馬氏)는 끝까지 견디지 못하고 남편을 버린 것을 후회했지만 때는 이미 늦은 것이다. 여기서 覆水不返盆 엎지른 물은 다시 주워 담지 못한다는 말이 생겼다.


민간설화로 우리 나라에도 보급되어 있는 강태공(姜太公)의 이야기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복수불반분(覆水不返盆)이다.

복수불반분(覆水不返盆)이란 한 번 엎지른 물은 다시 동이에 담을 수 없다는 말이다. 원래는 한 번 헤어진 부부가 다시 만나 살 수 없다는 것을 말한 것이지만 그 뒤로 무엇이고 일단 해 버린 것은 다시 원상 복구를 한다거나 다시 시작해 볼 수 없다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지금 우리가 쓰고 있는 엎지른 물이란 뜻으로 쓰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