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시기에는 유능하고 어진 인재가 필요하다는 고사성어 가빈사양처(家貧思良妻)
사기(史記) 위세가(魏世家)에 실린 전국시대 위(魏)나라 문후(文侯)가 나라의 재상을 뽑기 위해 이극(李克)을 불러 물었다.
“선생께서 일찍이 나한테 ‘家貧思良妻 國亂思良妻 집안이 가난하면 어진 아내를 생각하고, 나라가 어지러우면 어진 재상을 생각하게 된다’라고 하셨습니다. 지금 재상으로 삼을만한 사람으로는 위성자(魏成子)와 적황(翟璜) 두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극(李克)이 대답했다.
“신이 듣기에 낮은 사람은 높은 사람에 대하여 논하지 않고 먼 사람은 친척에 대하여 논하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 신은 궁궐 바깥에 있는 사람이라 감히 명을 따를 수 없습니다.”
군주가 훌륭한 사람을 선택하기에 앞서 신하에게 도움을 구했으나 지혜롭게 명을 따르지 않겠다고 한다. 이극은 적황이 추천한 사람이다. 그럼에도 이극은 위성자를 추천할 수 있도록 문후에게 의견을 내놓는다. 왕께서 직접 생각해 달라는 것이다.
“인물 감정의 요점은 다음 다섯 가지입니다. 첫째, 불우했을 때 어떤 사람과 친히 지냈는가? 둘째, 부유했을 때 누구에게 나누어 주었는가? 셋째, 높은 지위에 있을 때 어떤 사람을 등용했는가? 넷째 궁지에 몰렸을 때 올바른 짓을 하지 않았는가? 다섯째, 가난했을 때 욕심껏 재물을 탐하지 않았는가? 이러한 다섯 가지 조건을 놓고 인물을 고르면 됩니다.”
이극은 궁궐에서 나와 집으로 가는 중에 적황의 집에 들렀다. 적황이 궁금하여 물었다. 이극이 간단하게 대답했다. “위성자이겠지요.” 그 말을 들은 적황은 화가 난 표정으로 내가 어찌 위성자만 못하냐고 물었다.
이극은 조용히 말했다. “당신은 아마 파벌을 만들어 자기가 높은 지위에 오르려는 속셈으로 나를 추천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렇다면 오늘 있었던 이야기를 설명해 드리지요. 우리 군주께서 저에게 재상이 될 수 있는 인물은 적황과 위성자 두 사람인데 어느 쪽이 좋겠느냐고 물으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군주께서 직접 결정하시라고 건의하고 인물을 감정하는 방법 다섯 가지를 말하였습니다.”
이극은 문후에게 말한 인물 고르는 방법 다섯 가지 그대로를 적황에게 들려주면서 그 다섯 가지 조건에 맞추면 저절로 결론이 나올 터이니 자신의 의견 같은 것은 들을 필요가 없으며 그렇기 때문에 위성자가 재상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라 했다. 그러면서 위성자는 천종의 녹(祿) 가운데 9할은 남에게 주고 1할로 어렵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결국 적황은 이극의 말에 반성하고 그의 제자가 되었다.
사기(史記) 위세가(魏世家)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가빈사양처(家貧思良妻)이다.
가빈사양처(家貧思良妻)란 집이 가난해지면 어진 아내를 생각하게 된다는 뜻으로 어려운 시기에는 유능하고 어진 인재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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