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

약속은 서로간의 얼굴이다

박남량 narciso 2015. 5. 15. 09:51


약속은 서로간의 얼굴이다




중국의 철학자 장사숙은 이렇게 말했다.
『자기가 입에 올린 말이면 그 말에 책임을 다하고 충실해야 한다. 열성과 진실로써 약속한 일을 행동에 옮겨야 한다.』
사람들은 원활하고 질서정연한 인간사회를 만들기 위하여 서로간에 필요한 약속을 한다. 약속들이 실현되었다면 현실의 문제가 대부분 해결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렇지 못한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약속은 서로간의 얼굴이다. 입에 올린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교훈을 엿볼 수 있는 법화경에 나오는 약속에 관한 이야기이다.

어느 곳에 돈 많은 영감이 살고 있었다. 이 영감은 한 집에서만 3대째 살아왔기 때문에 집은 몹시 넓었으나 건물은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다. 집구경을 온 친구들은 헌집을 헐어내고 새집을 지으라고 충고했다.

『여보게, 돈이 아무리 많으면 뭘 하겠나. 이 집은 워낙 넓으니 고치기만 하면 아주 훌륭한 집이 될 것이네. 그러니 하루라도 빨리 헌집을 헐고 새집을 짓도록 하게. 그리고 자네 집엔 문이 하나밖에 없으니 이번에 새집을 짓게 되면 문을 여러 곳에 만들도록 하게. 그래아만 사람들이 자유로이 출입할 수 있을 게 아닌가.』

그러나 이 부자 영감은 코웃음을 쳤다.

『흥, 모르는 소리 말라구. 문을 여러 개 만들면 하인들이 게으름을 피운다구. 문이 여러 개면 하인들이 딴 짓을 해도 알 수 없으니 문을 하나만 있으면 돼!』

부자 영감은 집을 바라볼 때마다 그런 생각을 했었다.

『이 집은 가만 놔둬도 앞으로 10년은 더 쓸 수가 있어. 굳이 지금 새로 지을 필요가 어디 있어?』

그러던 어느 날, 부자 영감이 볼 일이 있어 나갔다. 오다 무심히 고개를 드니 자기 집 쪽에서 불길이 치솟아 오르고 있었다. 급히 달려와 보니 불길은 불어오는 바람 때문에 더욱 거세게 타오르고 있었다. 부자 영감은 몹시 놀라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그러자 하인이 앞을 막아섰다.

『안 됩니다. 주인님, 지금 들어가면 살아나올 수가 없습니다.』

부자 영감이 집 안을 바라보자 기르던 가축들이 이쪽저쪽으로 날뛰고 있었다. 너무나 뜨거워서 어디가 어딘지 분간을 하지 못한 채 동물들은 집 안팎을 온통 헤집고 다녔다. 그때 하인 한 사람이 달려나오면서 큰소리로 외쳤다.

『아, 큰일났다! 도련님께서 아직 나오지 못하시고 안에 계신다.』

부자 영감이 안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이미 불길은 바깥채를 태우고 안채에까지 번지고 있었다. 쉰이 넘어서 아들을 낳았기 때문에 주인 영감의 아들은 고작 여덟 살이었다. 장난감에 정신이 팔려 있기 때문에 아들은 불이 났는지조차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가만, 아이들은 장난감에 정신이 팔려 있을 것이다. 그러니 장난감을 이용해 밖으로 나오게 해야겠다.』

부자 영감은 하인들에게 소리치게 하였다.

『신기한 장난감이 왔다! 사슴이 끄는 수레와 양이 끄는 수레가 왔다! 어서 나와서 가져가거라!』

신기하고 놀라운 수레가 있다는 소리에 방안에서 놀고 있던 아들이 뛰쳐나왔다. 밖으로 나온 뛰어나온 아들은 주인 영감에게 이렇게 물었다.

『사슴이 끄는 수레가 어디 있어요? 양이 끄는 수레는 어디 있어요?』

부자 영감은 곧 사람을 시켜 양이 끄는 수레와 사슴이 끄는 수레를 만들어 오게 하였다. 처음 보는 신기한 수레에 아이들은 박수를 치며 즐거워 했다.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국민과 얼굴을 맞대고 소통하고자 애썼지만 약속을 제대로 지켰는지 자칫 놓친 약속은 없었는지 살펴야 할 것이다. 서로 비난만 일삼는 구태정치, 오만의 극치, 헛 공약으로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고 자신은 신뢰를 잃는다. 그리스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신에게 촛불을 약속하지 말라. 아이들에게 과자를 약속하지 말라.』약속의 어려움과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경구이다. 그런데 또 선거철이 다가온다. 난리다. 자기들끼리 다투는 이유를 국민은 알고 있다. 특권 내려놓기, 일하지 않는데도 세비 지출 등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들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 어떻게 하는 방법이 없을까요?

논어(論語) 학이(學而)편에 자기 반성이 얼마나 중요한 가를 가르치고 있다.
曾子曰(증자왈) 吾日三省吾身(오일삼성) 爲人謨而不忠乎(위인모이불충호) 與朋友交而不信乎(여붕우교이불신호) 傳不習乎(전불습호)
『증자가 말하기를 나는 날마다 하루에 세 번 내 몸을 살피니 남을 위하여 일을 도모함에 이를 성실히 하지 않았는가? 친구와 더불어 사귐에 믿음 있게 하지 않았는가? 가르침 받은 것을 제대로 복습하여 익히지 않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