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

당신이 아이를 낳기를 진정으로 원한다면 당신의 아들을 제물로 쓰시오

박남량 narciso 2015. 5. 8. 10:32


당신이 아이를 낳기를 진정으로 원한다면 당신의 아들을 제물로 쓰시오




인간은 때때로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것과 남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이 다른 경우가 있다. 그것은 인간은 남을 판단하는 것과는 다른 기준으로 자기 자신을 판단하기 때문이다. 요즘 나(Na)를 강조하는 세대인 나세대(Na)라는 신조어가 있다. 나세대(Na)는 자기관리에 시간과 비용을 아낌없이 투자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Fun 세대이다. 그러나 남보다는 나에 대해 집중하며 타인에 대한 관심보다는 개인주의가 강한 Fun 세대이다.

어느 마을에 한 여자가 살고 있었다. 그 여자는 시집을 온 지 여러 해가 지났지만 자식을 낳지 못해 시어머니로부터 늘 구박을 받았다. 다섯 해가 지나서야 자식을 낳았는데 다행스럽게도 아들이었기 때문에 그 기쁨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아이가 점점 자라 다섯 살이 되었을 때이다. 아이가 뛰어노는 것을 본 여인은 아들 하나를 더 갖고 싶었다. 그것은 두 아이가 장난치며 뛰어노는 이웃집 아이들이 부러웠기 때문이다. 한시라도 빨리 아이를 갖고 싶어 안달이 날 정도였지만 어찌된 셈인지 여인에게 자식이 생기지 않았다. 생각다 못한 여인은 이웃 마을에 사는 신통력이 있다는 노파를 찾았다.

『저는 지금 아이를 낳고 싶어 견딜 수가 없습니다.』
『뱃속에 들어 차지도 않았는데 아이를 낳을 수가 있는가?』
『그래서 여기를 찾아왔습니다. 어떻게 해야 아이를 가질 수 있는지 일러 주십시오.』
『그거야 어렵지 않지.』
『어떻게 하면 됩니까?』
『먼저 하늘에 제사을 지내시오.』
『그렇게 해보았습니다만...』
『효험이 없었군?』
『예.』
『제사에 쓴 제물이 무엇이었지?』
『많은 돈과 돼지머리와.....』

노파는 당치않은 일이라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러니까 효험이 없지. 당신이 아이를 낳기를 진정으로 원한다면 당신의 아들을 제물로 쓰시오. 그렇게 하면 당신은 자식을 낳을 수 있을 것이오.』

이 말을 들은 여인은 집에 돌아와 아들을 죽이려고 하였다. 어느 수행자가 이것을 보고 여인을 나무랐다.
『당신은 정말 어리석군요. 자식을 제물로 바쳐서 자식을 얻는다는 보장도 없이 소중한 아이를 죽이려 하다니오.』

여인의 행동은 판단력의 결핍에서 생겨난 것이다. 기준없이 어떤 일을 행한다는 것은 마치 시계를 갖지 않고 남에게 시간을 가르쳐주려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나세대(Na)가 그 나이에 마땅히 갖추어야 할 교양이 결핍되는 상황이 없었으면 한다. 교양의 결핍은 판단력의 취약성을 의미한다. 올곧은 가치와 냉정한 판단력이 부족하다면 그건 곧 재앙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요즘 정치꾼들을 보고 절실히 느낀다. 책임있는 자리에 있을수록 전문적인 기술 뿐만 아니라 도덕적 의식과 소명감 그리고 문제 상황에 합리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판단력을 뒷받침해줄 기본 소양이 필요하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