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알맞고 바르면 건강하고 영묘하다는 고사성어 중정건령(中正健靈)

박남량 narciso 2020. 5. 15. 10:57

알맞고 바르<장림포구 부네치아>면 건강하고 영묘하다는 고사성어 중정건령(中正健靈)



다도 (茶道)는 차와 물과 불이 최적의 조합으로 만나 이뤄 내는 지선(至善)의 경지를 추구한다. 초의(艸衣)선사는 () 안의 신령한 기운을 다신(茶神)이라 하고, 다신(茶神)을 불러내려면 차()와 물()과 불()이 중정(中正)의 상태로 만나야 함을 강조 했다.

인간의 삶에 비춰 봐도 중정(中正)의 원리는 중요하다. ()가 정신이면 물()은 육체에 견줄 수 있다. 정신과 육체가 조화를 유지하고, 문무를 겸비하며, 때의 선후를 잘 판단하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다. 세상이 나를 알아줘도 내가 그에 걸맞은 자질을 못 갖추었다면 물()은 좋은데 차()가 나쁜 것이다.

내 준비가 덜 됐는데 세상이 나를 부르거나, 내가 준비가 되었을 때 세상이 나를 돌아보지 않음은 문무(文武)가 조화를 잃은 것에 해당 한다. 비록 차()와 물()과 불()이 조화를 얻는다 해도, 너무 서두르거나 미적거려 중정(中正)을 잃으면 차()맛을 버리고 만다. 과욕을 부려 일을 그르치거나 상황을 너무 낙관하다가 다 된 밥에 코를 빠뜨리는 경우다.

한국인의 다도인(茶道人)을 거론할 때 가장 많이 꼽히는 인물로서 명맥만 겨우 유지하던 우리 차()와 다도(茶道)를 중흥시켜 다성(茶聖)으로 추앙받는 인물인 초의선사(草衣禪師)는 법명이 의순(意恂)이지만 법호인 초의(草衣)로 더 잘 알려졌기에 초의선사(草衣禪師 1786 - 1866)라고 부른다. 초의의순(草衣意恂)은 동다송(東茶頌)에서 노래한다.

"
體神雖全猶恐過中正(체신수전유공과중정) 中正不過健靈倂(중정불과건령병)
()와 신()이 온전해도 중정(中正) 잃음 염려되니 중정(中正)이란 건()과 영()이 나란함에 불과하네"

차 좋고 물 좋아도 중정을 잃으면 차가 제 맛을 잃고 만다. 중정은 차건수령(茶健水靈), 즉 물이 활기를 잃지 않아 건강하고 차가 신령스런 작용을 나타내는 최적의 상태를 뜻한다. 다신은 그제야 정체를 드러내다. 사람 사는 일도 다를 게 하나 없다. 삶이 중정의 최적 상태를 유지하려면 어찌 잠시인들 경거망동할 수 있겠는가?


초의선사(草衣禪師)의 동다송(東茶頌)에서 전해지는 고사성어가 중정건령(中正健靈)이다.

중정건령(中正健靈)이란 다도(茶道)와 관련된 말로서, 지나치거나 모자라지 않고 알맞은 상태의 찻물을 끓이기를 말한다. 이 말이 일에도 적용되어 알맞고 바르면 건강하고 영묘하다는 말로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