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

신혼에서 갱년기까지

박남량 narciso 2006. 10. 2. 09:08

 

 


신혼에서 갱년기까지


          남편이 월급날 빈봉투를 가져왔을 때

          신혼기 자기야, 잘했어! 남자가 쏠땐 화끈하게 쏘는거야?
          탐색기 괜찮아, 아직 통장에 돈 좀 남아있긴 해
          과도기 낼 출근하거든 가불이라도 해와.
          권태기 이제 더는 못산다. 빨랑 도장 찍어라. 이 웬수야!
          갱년기 괜찮다. 나도 오늘 곗돈 다 날렸어.
 
          결혼기념일 저녁식사 때

          신혼기 난 또 자기가 잊어 버린줄 알고 울었다구.
          탐색기 자기야, 나 만나서 고생만 했지? 이거 선물.
          과도기 이거 거금 5만원이니까, 속옷이나 사입어.
          권태기 여태까지 같이 살아준 것만해도 고마운줄 알아라.
          갱년기 후루룩. 쩝쩝. 쩝쩝. 쩝쩝.
 
          아내가 아파서 앓아 누웠을 때
 
          신혼기 나 괜찮아, 회사는 빠지고 그래.
          탐색기 여보, 나 지금 조퇴했어. 조금만 참아, 응.
          과도기 병원 가 봐야 하는 거 아닌가.
          권태기 밥 주라.
          갱년기 사람은 누구나 한번은 죽는 걸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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