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묵상

신의 직업은 용서하는 것입니다

박남량 narciso 2016. 9. 17. 13:41


신의 직업은 용서하는 것입니다



가톨릭에는 사제에게 죄를 고백하고 용서의 징표로 그에게서 사면을 받는 예식이 있습니다. 그것을 고해성사라 하는데 이 행위를 죄사함의 어떤 보증표 정도로 생각하고 하느님의 자비 보다도 그것에 더 의존하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경우가 매우 흔한 일이 되어 버렸습니다.

중세기의 유명한 이탈리아의 화가 페루지니에 대한 일화입니다. 페루지니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육신의 구원을 비는 고해성사 같은 것은 하지 않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것은 신에 대한 모독이라고 그는 생각하였던 것입니다.

그런 그의 내면의 생각을 전혀 알지 못하던 아내가 그에게 고해성사를 받지 않고 죽는다는 것이 두렵지 않느냐고 묻자 페루지니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보, 잘 들어 보시오. 나의 직업은 그림을 그리는 일이요. 그리고 그 방면에서 성공도 했소, 나의 직업이 화가라면 신의 직업은 죄를 용서하는 거요. 그러므로 나만큼이나 성공한 사람이라면 내가 그 분을 두려워 해야 할 까닭이 있겠소?"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현재의 모습과 처지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 완전한 사람이 되기 위해 끝없이 노력하며 살아갑니다. 이것은 우리의 인생이 미완성이라는 뜻입니다. 우리는 자신은 변화되길 싫어하고 남만 변화되기를 바라고 있다는 사실을 깨우쳐 자신이 변화되는 것이 인생의 완성이 아닐런지요.<꽃사진: 괭이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