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크고 작은 일들에서 감사할 것을 찾아내십시오
한 선비가 책상머리의 벼루에게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벼루야, 벼루야, 너는 비록 한 치 쯤 되는 웅덩이지만 나의 무궁한 뜻을 글로 쓸 수 있게 해주는구나. 나는 비록 육 척 장신이지만 네가 없으면 글을 쓸 수 없다. 그러니 벼루야, 너는 나와 한 믐이 되어 생사를 같이 하자꾸나."
그러자 벼루는 다정하게 응답하였습니다.
"친근하다고 해서 너무 쉽게 말하는 게 아니오. 총애하는 처첩과 이불을 같이 덮는다 할지라도 뜻은 서로 다를 수 있는 법이오. 자기가 부리는 하인이라고 할지라도 경솔하게 말해서는 아니 되오. 겉으로는 순종하나 속으로는 엉뚱한 생각을 품을 수 있는 법이오. 하물며 나는 당신과 친근한 사람도 아니고 또한 당신이 부리는 사람도 아닌데 어찌 그리 경솔하게 말하시오?"
고려 고종 때 문인 이규보(李奎報)의 문집(文集)인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에 실린 글입니다. 설성경의 세상을 거꾸로 보는관상쟁이에서 인용하였습니다. 벼루는 작고 하찮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공로를 작게 여길 수 없습니다. 벼루가 없다면 어찌 글을 쓰겠습니까? 이런 마음으로 주변을 한번 돌아보세요. 감사할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하지만 너무 쉽게 치하하지는 마십시요. 쉽게 말하면 쉽게 잊어버립니다.
행복이란 무엇입니까? 행복은 커다란 것에서 오는 것이 아닙니다. 지극히 사소하고 조그마한 것에서 옵니다. 당신 때문에 행복해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당신 때문에 살맛 난다고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당신도 누구 때문에 위안을 받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겠지만 당신 때문에 행복해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사람의 가슴 안에는 수많은 고향곡이 연주되고 있습니다. 인생의 고향곡 중에서 가장 아릉다운 음악은 바로 감사라는 음악이라고 합니다. 우리들은 무심코 지나쳤던 사소한 일들에 대해 감사하는 것을 잊고 있습니다. 삶의 크고 작은 일들에서 감사할 것을 찾아내십시요. 당신의 감사의 향기는 저절로 퍼져나가 이웃들을 행복으로 물들일 것임에 틀림없습니다.
성경에서는 이렇게 가르칩니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살아가는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느님의 뜻입니다』(1테살 5,18)<꽃사진: 토레니아, 일명 여름제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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