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묵상

신의 지혜와 지식은 정녕 깊습니다 그분의 판단을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박남량 narciso 2018. 2. 2. 16:40


신의 지혜와 지식은 정녕 깊습니다 그분의 판단을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위대한 불교의 성자가 거의 옷을 입지 않고 사자가 죽을 때 만든 외투 하나만 달랑 걸린 채 곳곳을 동냥하며 누비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모습과는 달리 전혀 어울리지 않게 그는 언젠가 자기 제자였던 왕이 선물한 황금 동냥 그릇을 가지고 다녔습니다.

어느 날 밤 거의 폐허가 된 절에서 잠을 청하려던 성자는 기둥 뒤에 숨어 자기를 염탐하고 있는 도둑의 존재를 눈치채고는 이렇게 말하는 것입니다.

"자, 여기 내 동냥 그릇이 있소,. 탐나시면 가져가시오. 그래야만 내 단잠을 방해받지 않을 것 같소.

그리고는 손을 뻗어 황금 동냥 그릇을 그 도둑에게 내밀었습니다.황급히 황금 동냥 그릇을 받아쥔 도둑은 총총히 사라져 갔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그 도둑이 황금 동냥 그릇을 들고 되돌아와 성인에게 이렇게 묻는 것입니다.

"지난 밤 당신이 이 그릇을 내게 흔쾌히 주었을 때 당신은 나로 하여금 내 자신이 가난하다고 느끼게 만들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그런 것쯤 가볍게 여길 수 있는 풍요로운 마음을 가질 수 있는지 제게 가르쳐 주십시오."


불교와 도교의 영성을 그리스도교 영성의 지평에서 세심하게 풀어주고 있는 인도 예수회 신부인 안토니 드멜로(Anthony De Mello 1931-1987)의 <입큰 개구리의 하품>에서 인용한 글입니다. 깨달은 사람은 세상을 고통없는 곳으로 만들 줄을 압니다.

갈취하지 않는 마음은 아무것도 잃을 것이 없다고 합니다. 곧 우리의 마음이 비어있기 때문에 갈취하지 않는 마음은 아무것도 잃을 것이 없다는 말입니다. 사람은 있는 그대로를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받아들인대로만 봅니다. 보통 사람들의 마음에는 많은 가능성이 있습니다. 세상을 바꾸려 들지 말고 자신의 마음을 변화시키세요. 성서에서도 이렇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풍요와 지혜와 지식은 심오합니다.
누가 그분의 판단을 헤아릴 수 있으며 그분이 하시는 일을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로마 11,33)<꽃사진: 나무수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