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초(楚)나라 장왕(莊王) 시대. 장왕(莊王)을 춘추오패로 만든 일등공신 손숙오(孫叔敖)의 소년 시절의 일입니다. 그가 산에 올라갔다가 머리가 둘 달린 쌍두사 뱀을 보았습니다. 옛날에는 머리가 둘 달린 쌍두사를 본 사람은 죽는다는 설이 있었다.
그는 자기가 곧 죽을 줄로 생각하고 홀어머니 앞에 꿇어 앉아 불효자가 되어 먼저 죽게 되었다면서 울었습니다. 어머니가 물었습니다.
"그 뱀을 어찌하였느냐?"
"저는 이미 그 놈을 보았으나 어쩔 수 없었지만 또 다른 사람이 보면 안되겠기에 죽여서 땅속 깊이 묻었습니다."
"오, 내 아들 장하구나. 이렇게 사람에게 해가 미치지 않기를 원하고, 남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애쓰는 내 아들이 왜 죽겠느냐. 사람을 죽인 자는 죽는 법이요, 사람을 살린 자는 사는 법이다."라며 아들을 위로하면서 이어서 말했습니다.
"지금부터 내 말을 잘 들어라. 너는 쌍두사를 본 사람은 죽는다는 말만 듣고 쌍두사를 죽인 사람은 죽지 않는다는 말은 듣지 못했구나. 너는 불행하게도 쌍두사를 보았지만, 또 다행히도 쌍두사를 죽였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것을 죽임으로써 너도 살았을 뿐 아니라 양두사를 보고 죽는 사람들까지 다 살린 것이다."
손숙오(孫叔敖)는 초(楚)나라 재상까지 지냈습니다. 그의 가장 대표적인 업적은 토지 개간과 화폐 개혁입니다. 내전으로 황폐화된 도읍의 농지를 복구하고 땅을 다듬어 민생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하였으며, 무거웠던 화폐를 경량화하여 매매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게 하였다고 전합니다.
그 누구도 감히 점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운명입니다. 운명이란 글자 그대로 내게 다가온 상황을 내가 통제하는 것입니다. 남을 탓하거나 원망한다고 그 운명이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그저 한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오늘을 나답게 살아가는 것일 겝니다. 다가온 운명에 최선을 다하여 묵묵히 견뎌나갈 때 진정 운명은 내 손에 놓이게 되는 것이 아닐까요. 운명을 이해하고 내 탓으로 받아들일 때 진정 나답게 살아가는 것이 아닐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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