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와 같은 지혜를 배우라는 고사성어 우생마사(牛生馬死)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유비가 제갈량을 만나기 전 형주자사 유표에게 몸을 의지하고 있을 때의 일이다. 산적을 토벌하고 두목이 타던 적로마(的盧馬)라는 말을 얻었다. 이마에 흰 점이 박힌 말인데 주인에게 화를 불러오는 흉마(兇馬)라며 타지 말라는 주위의 만류에도 유비는 적로마를 애마로 삼았다.
유표 부하들이 그를 위험한 인물로 보고 죽이려고 했을 때 유비는 이 적로마의 헤엄 실력 덕분에 목숨을 건진다. 적로마는 깊고 넓은 단계(檀溪)를 단숨에 헤엄쳐 건너 추격자들을 따돌렸다. 소도 웬만큼 헤엄을 치지만 말보다는 실력이 크게 뒤진다고 한다.
그런데 홍수로 급류가 생겼을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고 한다. 갑자기 몰아닥친 홍수의 큰물에 소와 말이 동시에 빠졌다고 하면 소는 살아나오는데 말은 익사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말은 자신이 헤엄을 잘 치는데 강한 물살이 자신을 떠미니까 그 물살을 이기려고 물을 거슬러 헤엄쳐 올라간다. 전진하고 후퇴하고 전진 후진을 반복하다 제자리에 맴돌다가 나중에 지쳐서 물을 마시고 익사해 버린다. 그러나 소는 절대로 물살을 위로 거슬러 올라가지 않는다. 그냥 물살을 등에 지고 같이 떠내려가면서 저러다 죽겠다 싶지만 떠내려가는 와중에 강가로 다가간다.
물에 빠진 말과 소가 헤엄을 쳐서 나오는 것이 서로 다른 것을 보게 된다. 헤엄을 잘 치는 말은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다 힘이 빠져 익사하고, 헤엄이 둔한 소는 물살에 편승하여 조금씩 강가로 나와 목숨을 건지게 된다. 이것이 그 유명한 우생마사(牛生馬死)이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이다. 세상을 살다보면 초원을 신나게 달리는 말처럼 달려갈 때도 있지만 급류에 속수무책으로 휩쓸려 가듯 그 어느 하나 뜻대로 해결되지 않는 역경을 만나기도 한다. 우보천리(牛步千里)라는 말이 있다. 소의 걸음이라도 뚜벅뚜벅 한걸음씩 걷다보면 천리를 가게 되는 것이 인생이다.
이 이야기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우생마사(牛生馬死)이다.
우생마사(牛生馬死)는 소는 살고 말은 죽는다는 뜻으로 어렵고 힘든 상황일 때 흐름을 거슬리지 말고 소와 같은 지혜를 배우라는 말이다. 즉 더디고 힘들어 보여도 굳건히 앞으로 가는 소의 지혜를 배우라는 말이다.<꽃사진: 수세미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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