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을 내는 것보다 사람의 마음의 눈을 흐리게 만드는 것은 없습니다
카이사르는 서양의 맹주였습니다. 그에게는 블랑이라는 대신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임금이 그의 집에 행차를 했더니 블랑은 임금에게 술과 음식을 차려 대접을 하였는데, 그 그릇들이 모두 유리나 수정으로 만든 것이어서 광채가 눈부시게 아름다웠습니다.
그런데 어떤 한 심부름꾼이 바삐 걷다가 넘어져서 그릇 하나를 깨뜨리고 말았습니다. 이에 블랑은 크게 화를 내고서, 그 사람을 연못 속에 던져 고기밥이 되게 하라고 명령하였습니다. 이 말을 들은 심부름꾼은 몸을 빼내어 임금 앞으로 달려와서 무릎을 꿇고 도와주기를 청하였습니다.
임금은 앞뒤 사정을 모두 듣고는 하인들에게 명령하여 보배 그릇들을 모두 가져오게 하였습니다. 임금은 그것들을 모두 살펴보고는 그것들을 모두 깨뜨려 버리게 하고 또 고기를 기르던 연못은 메워 버리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블랑을 귀양보내면서 말했습니다.
"하느님은 사람들을 위해서 만물을 만드셨다. 그리고 크고 작음과 높고 낮음을 논할 것 없이 이들은 사람이다. 그러니 이들은 하늘과 땅 사이의 어떤 보배와도 견줄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너는 사람보다 사물을 더 사랑하여, 중요하게 여기고 가벼이 여길 것을 분별하지 못하였으니 참으로 어리석다. 더욱이 보잘것없는 사물 때문에 사람의 목숨을 해치려고까지 하였으니, 이는 큰 죄악이다. 그리고 지금 너의 그릇들을 깨뜨린 것은 네가 사리를 판단하지 못하는 실마리를 막아 주려고 한 것이다."
사람들이 여러 일들을 판단할 때에 꼭 피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성을 내는 것입니다. 성이 났을 때 한 행위는 그것이 풀린 뒤에는 반드시 뉘우치게 됩니다. 그러므로 성이 났을 때에는 마땅히 자신을 눌러야 하고 생각하지 말아야 하며 말하지 말아야 합니다. 군자는 죄를 지은 것 때문에 남에게 성을 냅니다. 따라서 그가 성을 내는 것은 부득이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죄를 뉘우치고 고치면 그의 분노는 가라앉습니다. 그러나 소인이 성을 내는 것은 자신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어서 그들은 이유없이 성을 냅니다. 따라서 한번 성을 내면 그 분노를 버리지 않고 그것을 늘려갑니다. 그리고 거듭하여 성을 내고 오래도록 성을 내어 그가 마땅히 성을 낼 수밖에 없음을 드러내려고 합니다. 분노는 타오르는 불과 같습니다. 이 불은 참음으로써 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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