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시어외(先始於嵬) 와 매사마골(賈死馬骨)

선시어외(先始於嵬) 와 매사마골(賈死馬骨)

전국 시대 연(燕)나라가 영토의 태반을 제(齊)나라에 빼앗기고 있을 때의 일이다. 당시 연(燕)나라는 작은 나라였으므로 제(齊)나라에 침략당해서 나라가 쇠퇴하였으며 안으로는 사람을 구하기 힘들고 밖으로는 위기에 쌓여 있었다. 이러한 어려운 시기에 즉위한 소왕(昭王 BC ? - BC 279)은 어느 날 재상 곽외(郭嵬)에게 실지(失地) 회복에 필요한 현인을 모으는 방법을 물었다.

곽외(郭嵬)는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면서 이렇게 대답했다.

『옛날에 어느 왕이 천금(千金)을 가지고 천리마를 구하려 했으나 3년이 지나도 얻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잡일을 맡아보는 신하가 천리마를 구해 오겠다고 자청하므로 왕은 그에게 천금을 주고 그 일을 맡겼습니다. 그는 석 달 뒤에 천리마가 있는 곳을 알고 달려갔으나 애석하게도 그 말은 그가 도착하기 며칠 전에 죽었다고 합니다.

賈死馬骨 五百金  그런데 그가 그 죽은 말의 뼈를 오백 금(五百金)이나 주고 사 오자 왕은 진노하여 크게 꾸짖었습니다.

『과인이 원하는 것은 산 천리마야. 누가 죽은 말뼈에 오백 금을 버리라고 했느냐.』

그러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이제 세상 사람들이 천리마라면 그 뼈조차 거금으로 산다는 것을 안 만큼 머지 않아 반드시 천리마를 끌고 올 것입니다.』

과연 그 말대로 1년이 안 되어 천리마가 세 필이나 모였다고 합니다. 하오니 전하께서 진정으로 현재(賢才)를 구하신다면 先始於嵬  먼저 신 곽외(郭嵬)부터 스승의 예를 받도록 하십시오. 그러면 곽외(郭嵬)같은 자도 저렇듯 후대를 받는다며 신보다 어진 이가 천리 길도 멀다 않고 스스로 모여들 것입니다.

燕昭王爲郭嵬築黃金臺  소왕(昭王)은 곽외(郭嵬)의 말을 옳게 여겨 그를 위해 황금대(黃金臺)라는 궁전을 짓고 스승으로 예우했다. 이 일이 여러 제국들에 알려지자 천하의 현재가 다투어 연(燕)나라로 모여들었다.

그 중에는 조(趙)나라의 명장 악의(樂毅)를 비롯하여 음양설(陰陽說)의 비조(鼻祖)인 추연(鄒衍), 대정치가인 극신(劇辛)과 같은 큰 인물도 있었다. 이들의 보필을 받은 소왕(昭王)은 드디어 제(齊)나라에게 승리하게 되었다.


전국책(戰國策) 연책(燕策) 소왕(昭王)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선시어외(先始於嵬)와 매사마골(賈死馬骨)이다.

선시어외(先始於嵬)란 먼저 외(嵬)부터 시작하라는 뜻으로 가까이 있는 나부터 또는 말한 사람부터 시작하라는 말이다.

매사마골(賈死馬骨)은 죽은 말의 뼈다귀를 산다는 뜻으로 소용없는 것을 기다린다는 뜻이다. 쓸데없는 것이라도 소중히 다르면 현인은 그에 끌려 자연히 모여든다는 뜻으로 쓰인다.<꽃사진; 석류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