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려 깊지 못한 인물은 영웅심으로 죽음을 초래합니다
손견(孫堅)이 옥새를 빼앗아 도망쳤으므로 보는 대로 체포하라는 명령이 원소(袁紹)로부터 각지의 현령이나 수비사령관에게 내려져 있었습니다. 손견(孫堅)은 오(吳)나라 출신 병사들로 이루어진 부대를 이끌고 고국으로 향했습니다. 파죽지세(破竹之勢)로 성을 함락시키면서 후베이성(湖北城)에 도달했습니다.
후베이성의 중심은 형주(荊州)이며 이곳을 함락시키면 장강은 눈앞에 있습니다. 형주(荊州)에는 토착 군벌인 유표(劉表)가 버티고 있었습니다. 그는 노령에 비해 권력욕과 야심이 강했으며 중앙의 관료나 장군들과도 자주 연락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관군 상층부의 중추를 이루고 있는 원소(袁紹)의 명령을 중시하되 자신이 손견(孫堅)을 체포하든가 죽인든가 해서 옥새를 도로 빼앗을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형주(荊州)에서 유표(劉表)가 진을 치고 있다는 말을 듣고 손견(孫堅)은 격분했습니다.
"유표, 그 늙은이가 내 앞길을 가로막겠다고 하는 거냐. 분수도 모르는 놈이군."
손견은 선두에 서서 단숨에 적의 본거지 양양(襄陽)을 포위했습니다. 성내에서는 유표(劉表)가 작전회의를 열었습니다. 그때 군사(軍師)인 여공(呂公)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손견(孫堅)은 강남의 맹호라고 불리는 만큼 대단히 강하며 더구나 병법을 잘 알아 용병에 뛰어납니다. 그렇지만 저돌맹진(猪突猛進)하는 성격으로 사려 깊지 못한 것이 결점입니다. 이 점을 찔러서 깊숙히 꾀어들여 단기(單騎)가 되었을 때 복병이 일제히 덤벼들게 하면 아무리 강하더라도 중과부적(衆寡不敵)으로 반드시 죽일 수 있을 것입니다."
유표(劉表)는 여공(呂公)의 말에 일리가 있다면서 그에게 작전을 맡겼다. 그리고 활을 잘 쏘는 저격수를 골라내서 여공(呂公)의 지휘하에 들어가게 했다. 날이 새자 여공(呂公)은 수백 기의 기마병을 이끌고 손견(孫堅)의 진영으로 향했다. 손견(孫堅)의 본진으로 척후병이 급보를 가지고 왔습니다.
"방금 성내로부터 기마대가 나왔습니다. 우리 본진을 향하고 있습니다."
"알았다. 내 뒤를 따라라. 단숨에 성을 함락시킬 테니까."
손견(孫堅)은 그렇게 외치면서 애마에 뛰어올라 힘껏 말을 배를 찼습니다. 병법가인 그의 기마술은 뛰어났습니다. 눈깜짝할 사이에 부하를 떼어 놓고 어느 틈에 단기(單騎)로 적진 속에 돌진하고 있었습니다. 적의 대장인 듯한 여공(呂公)을 보자 좌우의 졸병들을 무시하고 그를 향해 말을 달렸습니다. 여공(呂公)은 처음부터 싸울 생각이 없었습니다. 강남의 맹호 손견(孫堅)을 당할 힘이 없었습니다. 쏜살같이 도망쳤습니다.
"섰거라. 적에게 등을 보이다니 비겁하다."
손견(孫堅)은 틈을 주지 않고 여공(呂公)을 쫓았는데 그는 유인당하고 있었던 것이다. 잡목이 우거진 숲까지 쫓아갔을 때 갑자기 여공(呂公)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말을 세우고 두리번거리는데 숲 속에 숨어 있던 저격수들이 일제히 활을 쏘았습니다. 아무리 손견(孫堅)이 강하다 해도 감당할 재간이 없었습니다. 그는 분하다는 한마디 말을 남기고 죽었습니다. 그의 나이 37세였습니다.
"짧은 두레박줄로 깊은 우물의 물은 길을 수가 없다. 사려가 얕은 자는 사물을 깊고 멀리 짐작할 수가 없는 것이다." 순자(筍子)의 짧은 메시지이지만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방식에 허둥대는 이유를 찾는데 도움을 주는 나침반이 되고 있습니다.
최근 스포츠에서도 보았습니다. 개인적인 일은 몰라도 단체의 일에서는 개개인의 실력이나 능력으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단체의 종합적인 힘으로 결정되는 것입니다. 아무리 뛰어난 개인들이라도 냉정함을 잃고 저돌맹진(猪突猛進)하면 팀워크가 잡힌 단체에게 패하게 되어 있습니다. 개인의 스탠드플레이 즉 인기를 끌기 위한 과장된 동작은 금물입니다. 팀워크가 살아야 개인의 능력도 삽니다.
회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팀워크가 좋은 기업이 경쟁에 이기며 개개인의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팀워크가 잘 되지 않는 기업은 결코 발전하지 못하는 법입니다. 조직의 구성원이 저돌맹진(猪突猛進)만 할 뿐이고 전체적으로 질서가 잡히지 못하는 기업은 망하기 마련입니다.
자기를 바로 볼 수 있는 사람은 세상 만물의 이치를 제대로 볼 수 있고 삶의 이유의 목적도 갖고 있습니다. 내 존재와 삶의 무엇을 위해 있는지 보게 됩니다.
"사려 깊은 이는 위로 난 생명의 길을 걸어 아래에 있는 저승을 벗어난다."(잠언 15,24)고 성경에서 가르치고 있습니다. 자신과 주변의 입장에 대해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이는 사려 깊은 태도로 임하여야 합니다. 사려 깊은 삶을 사는 사람을 우리는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꽃사진: 부겐베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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